대법원 "백내장 수술, 일괄적으로 입원치료 인정 안 돼"
기존 실손보험서 '백내장 수술=입원 치료'로 처리
대법원 판결 보험업계에 영향 미칠 듯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백내장 수술을 일괄적으로 입원 치료로 인정하면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백내장 수술은 그간 실손보험 처리 과정에서 일괄 입원 치료로 처리돼왔다.
19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 16일 A보험사가 백내장 수술을 받은 실손보험 가입자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다.
2019년 8월 서울의 한 안과 의원에서 노년성 백내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B씨는 자신이 받은 수술이 입원 치료에 해당한다며 보험을 청구했지만, A 보험사는 통원치료에 해당한다고 보고 B씨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B씨는 앞서 A보험사에서 질병통원실손의료비(외래), 질병통원실손의료비(처방조제), 상해질병입원실손의료비 등을 담보하는 내용의 보험에 가입했다. 해당 보험은 입원 치료에는 입원 의료비 지급 대상으로 가입금액 5000만원 한도가 적용되지만, 통원 치료에는 통원의료비(외래) 지급 대상으로 가입금액 25만원 한도가 적용된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입원치료가 인정된다고 판결내렸지만, 2심에서는 "입원치료가 아닌 통원치료에 해당한다"며 보험사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이러한 2심 판결을 확정한 것이다.
법원은 보험 약관상 정의 규정,대법원 판례의 법리, 보건복지부 고시 내용 등을 고려했을 때 B씨가 받은 백내장 수술이 입원 치료에 해당하기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입원 치료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6시간 이상 입원실에 머무르거나 처치·수술 등을 받고, 연속해서 6시간 관찰을 받아야 하는 경우여야 한다고 봤다. B씨의 경우 백내장 수술 준비부터 종료까지 약 2시간가량 소요됐다.
또 재판부는 입·퇴원 확인서가 발급됐다는 것만으로는 입원 치료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B씨가 수술받은 안과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상 입원실이나 병상을 운영하지도 않았다.
한편 백내장은 허위·과다 청구 사례가 많아 도수치료와 함께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꼽혀 왔다. 생명·손해보험협회 집계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로 지급된 생·손보사의 실손보험금 지급액은 올해 1분기 잠정 45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기존 실손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백내장 수술이 일률적으로 입원 치료로 인정돼왔기 때문에 이번 판결은 보험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백내장 수술이 일률적으로 입원치료로 인정되어 왔는데, 환자 개별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입원에 준해 실손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는 현 행태가 불합리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으로 해석된다"면서 "앞으로 백내장 수술비 전액에 대한 보험금을 못 받을 수도 있고 고액 시술은 실손보험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막을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꼭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백내장 환자도 있는데 이번 판결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입원 치료 적정성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는 새로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