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동학개미, 美 긴축 직격탄…반대매매, 또 연중 최대
폭락장에 "지금이 바닥?" 반등 베팅
15일 반대매매 비중 13% 연중 최고
"코로나 이전보다 유동성 풍부, 추가 하락 가능성 경계해야"
코스피 지수가 글로벌 증시 급락 등의 여파로 장 초반 한때 2400선 아래로 내려간 17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의 장중 2400 붕괴는 2020년 11월 5일(2370.85) 이후 1년 7개월여 만이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bp 인상)’ 여파로 국내 증시 하락이 계속되면서 반대매매가 연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연일 지지선을 뚫고 내려가면서 빚을 내 ‘반등’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미국 긴축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국내 증시 반대매매금액은 315억5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부각되면서 본격적인 긴축 우려가 나온 올해 1월11일(313억7100원)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 15일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3.1%로, 이 역시 올 들어 최고 수준이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돈을 갚는 것으로 일종의 ‘외상거래’다. 신용거래와 달리 상환기간이 3거래일 정도로 짧아 이 기간에 돈을 갚지 못하면 바로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반대매매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올해 1월 일평균 200억원을 웃돌았지만, 당시는 미수거래가 많아 반대매매 비중은 7.6%에 그쳤다.
이달 들어 미수거래는 1월(2877억원)대비 20% 넘게 감소하며 일평균 226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15일 3577억원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이언트스텝 우려로 국내 증시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이 기간 코스피는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우면서 반등 기대감에 ‘빚투(빚을 내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Fed의 자이언트 스텝이 단행된 전날 반등한 코스피 지수는 이날 다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반대매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폭락한 국내 증시는 전 세계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풀린 유동성을 발판 삼아 상승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지난해 3월 3316을 고점으로 기록한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유동성을 주도한 동학개미로 불리던 개인투자자들이 지난해 횡보장을 거치면서 주식 거래를 대폭 중단한 탓이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은 2020년 연간 3978조원에서 지난해 4815조원까지 확대됐지만, 올 들어 현재까지 1312조원으로 급감했다.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올해 초 70조원에서 전날 57조원까지 급감하며 투자심리 위축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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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한 수준인 만큼 미국이 다음 달에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예정이어서, 긴축 강도가 거세질 경우 유동성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유동성이 줄면 국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019년 28조원 수준이었고,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은 1166조원가량이었다. 한재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주 요인인 유동성은 글로벌 긴축이라는 큰 장애물에 직면했다"면서 "코로나19 직전과 비교해 아직도 많은 수준의 자금이 있지만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유동성은 코스피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가할 요인으로 투자자들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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