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신고자 65.7%, 사건 진행 '중도 포기'한다
신고 후 '보복 갑질' 다수지만 이에 대한 처벌도 미미
성희롱 신고 인식 개선 필요...여가부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경우 많아"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해도 실제 인정 및 처벌로 이어지는 비율은 매우 낮은 걸로 드러났다. 사진=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직장 내 성희롱을 신고해도 실제 인정 및 처벌로 이어지는 비율은 매우 낮은 걸로 드러났다. 사진=픽사베이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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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직장인이 사업주의 성희롱을 신고해도 이를 인정받거나 과태료 처분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직장갑질119'는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이같은 내용의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2개월간 신고된 사업주의 성희롱 1046건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실제 성희롱으로 인정된 건수는 129건으로 12.3%에 불과했다.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한 경우는 7.6%인 80건에 그쳤다. 신고자의 65.7%(687건)가 사건 진행을 중도 포기했으며, 근로감독관이 성희롱이라고 인정한 129건 중 '법적 사업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행정 종결된 경우도 38%(49건)였다.

경영 책임자는 법적 사업주가 아닐지라도 인사권을 가지고 실제 업무상 지시를 내리기 때문에 피해자로선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처벌받는 것으로 돼 있어 경영 책임자들은 처벌 대상이 아닌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성희롱 신고자들에 대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거나 '보복'을 가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직장갑질119가 자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신고 건수 205건 중 조치 의무 위반 사례는 90%였으며 신고 후 불리한 처우를 당했다는 경우도 83%나 됐다.


같은 기간 노동부에 신고된 '조치 의무 위반' 사례 173건 중 실제로 인정된 건 9.25%인 16건에 불과했다.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진 것은 단 1건이었다. 뿐만 아니라 '보복 갑질'로 신고된 고소 및 고발 32건 중 3건 만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장종수 돌꽃 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는 "이는 노동부의 미약한 해결 의지가 문제"라며 "노동부는 지속적인 성 인지 감수성 교육을 통해 근로감독관의 인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7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1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본 직장인 10명 중 7명(66.7%)은 피해를 당하고도 신고 등의 적극 대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는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고 '행위자와 사이가 불편해질 것 같다'가 33.3%, '문제를 제기해도 기관과 조직이 묵인할 것 같다' 22.2%로 뒤를 이었다. 또 타인의 성희롱 피해 경험을 전해 듣거나 목격한 이들의 64.1%도 '특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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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측은 "대부분의 피해자가 참고 넘어가고 목격자도 특별 조처를 하지 않는 등 직장 내 성희롱 문제에 소극적인 모습이 관찰됐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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