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기 싫어서 떠납니다"…재택근무 찾아 떠나겠다는 직장인들
거리두기 끝나자 재택근무 중단하는 기업 늘어
직장인 5명 중 1명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면 이직 고려할 것"
재택 선호 이유는 '워라밸'…피로 감소·자기계발에 도움 등
회식·워크샵 등 직장문화 부활에 '엔데믹 블루' 호소도
"기업과 근로자가 논의해 재택 등 근무조건 개편해야"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원격 근무를 원하는 사람은 최소 주 40시간을 사무실에서 일하거나, 아니면 테슬라를 떠나야 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화제가 됐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시작됐던 재택근무의 종말을 알리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는 머스크가 테슬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로, 머스크는 "연차가 높을수록 존재감이 드러나야 한다"며 "내가 공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이유는 생산라인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가 함께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스페이스X는 오래 전 파산했을 것"이라고 출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머스크의 결정처럼 강력한 방역정책과 함께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던 대다수 기업은 다시 사무실 출근 정책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재택에 익숙해진 직장인들은 이에 불만을 털어놓고 있을 뿐 아니라, 5명 중 1명은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게 된다면 이직을 고려한다는 조사도 나왔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기업은 줄고 있다. 지난 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재택근무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72.7%가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었다. 이는 지난해(91.5%)보다 18.8%p 감소한 수치로, 일부 기업이 거리두기 해제 등 정부의 방역정책 완화에 맞춰 재택근무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근로자들은 재택근무의 필요성에 절실히 공감하고 있다. 지난 2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비대면 시대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일·생활균형' 보고서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업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많았다. 이는 연구팀이 지난해 7~9월 재택근무 중인 노동자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로, 재택근무가 효율적 업무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물어본 결과 그렇다는 응답이 38.6%로 조사됐다.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1%였다.
'제시간에 업무를 완수하는 데 재택근무가 도움이 되는가'라는 문항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응답이 41.6%로 나타나, 부정적인 응답(14.5%)에 비해 높았다.
이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이유는 주로 '워라밸'이었다. 재택근무 이후 '일·가정 양립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이들은 32.5%, 육체적 피로감이 감소했다고 밝힌 비율은 35.4%로 조사됐다. 재택근무가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었다고 평가한 근로자도 35%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재택근무는 이직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근무조건이 됐다. 지난 2월 경험관리(XM) 기업 퀄트릭스의 '2022 퀄트릭스 직원 경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18세 이상 한국 정규직 근로자 10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18%가 풀타임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게 된다면 이직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5명 중 1명이 재택근무에서 사무실 근무 복귀 시 이직을 고려한다고 답한 셈이다.
사무실 출근으로 회식·워크샵 등 직장문화가 부활하면서 '엔데믹 블루'를 호소하는 직장인들도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달라진 일상에 적응하면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퇴근 후 운동과 자기계발 등 '저녁이 있는 삶'을 즐겨오던 이들이 갑자기 직장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생활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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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과 근로자가 재택근무 등 근무조건을 두고 각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업무 성과가 좋으면 사무실 출근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로 근로자 모두가 재택에 찬성한다고 볼 수도 없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근로자는 재택에 찬성하겠지만, 업무가 많거나 부서 간 업무 조정이 필요한 근로자들은 사무실 출근을 선호할 것이다. 결국 (재택근무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회사와 근로자가 근무조건, 급여 등에 대해 개편을 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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