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美물가 최고점 가까워…파월, 볼커처럼 고강도 긴축해야"[초긴축의 시대]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했던 것과 비슷한 고강도의 ‘디스인플레이션’ 조치가 필요하다."
미국의 재무부 장관 출신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Fed가 한층 과감한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9일(현지시간) 전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서머스 교수를 비롯한 경제학자들은 과거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현대 소비 패턴에 맞춰 새롭게 계산한 논문을 공개했다. 서머스 교수는 지난해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일시적 현상으로 과소 평가했을 당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정확히 예측했던 인물이다.
새 논문에서 서머스 교수는 과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모기지를 비롯한 주택 관련 지출이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1980년 6월 유가 폭등 등으로 13.6%까지 치솟았던 미국의 CPI를 새 계산법으로 적용할 경우 9.1%가 된다. 지난 4월 미국 CPI가 8.3%였던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인플레이션이 오일쇼크 직후인 1970~1980년대 상황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셈이다.
이는 오늘날 Fed가 1980년대 볼커 시대와 유사한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간 시장에서는 8%대인 인플레이션이 볼커 시대의 두 자릿수보다는 낮다는 이유로 과도한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서머스 교수는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은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보다 역사적 최고점에 훨씬 더 가깝다"며 파월 의장이 이끄는 현 Fed에 볼커 시대에 맞먹는 과감한 긴축을 제언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유명한 볼커 전 의장은 1970년대 말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Fed 의장으로 취임해 불과 1년 3개월 사이(1979년 9월~1980년 12월) 금리를 12.2%에서 22%로 10%포인트가량 높이는 가혹한 긴축을 단행한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경기 침체로 수많은 회사가 파산하고 실업률은 10%로 치솟았다. 하지만 온갖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그는 긴축 행보를 멈추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진정됐다. 당시 볼커 전 의장의 결정은 오늘날 1990년대 미국의 호황을 이끈 초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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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의장 역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지난해의 오판을 의식한 듯 올 들어 수차례 볼커 전 의장을 언급해왔다. 그는 지난 3월 금리 인상에 앞서 미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볼커 전 의장을 훌륭한 관료라고 평가했다. 이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감수하고 당시 볼커 전 의장처럼 통화 긴축 행보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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