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밀·설탕 이어 쌀 수출 금지도 검토
곡물수송 재개되도 기뢰 제거에만 6개월 소요
흑해 운항 수송선들의 해상보험료 급등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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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의 흑해 봉쇄에 따른 식량무기화에 이어 주요 26개 농산물 수출국들이 식료품 수출제한조치까지 발표하면서 전세계적인 식량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각국의 ‘식량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식량자급률이 낮은 국가들의 식량안보 위협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잇따른 수출 금지…식량 파동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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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싱크탱크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현재 식료품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 조치를 발표한 나라는 인도와 말레이시아, 아르헨티나 등 전세계 주요 26개에 달한다. 19개국이 일부 농산물 품목에 대한 수출을 완전히 차단했고, 7개국은 수출시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지난달 밀 수출 금지를 발표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설탕수출을 제한하면서 식량위기 우려가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인도 총리실 산하의 물가모니터링 위원회에서는 향후 쌀 수출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쌀 교역량의 40%를 담당하는 인도가 주식인 쌀 수출까지 제한할 경우, 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식량파동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도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 역시 베트남과 협조해 쌀 수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말레이시아가 발표한 닭고기 수출금지 여파도 동남아시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 정부는 1일부터 가금류와 냉장 및 냉동 닭고기에 이어 닭고기 가공식품까지 모든 닭고기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주로 말레이시아를 통해 닭고기를 공급받아 온 싱가포르에서는 닭고기 냉장육가격이 최대 30% 이상 오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세계가 식량 보호주의에 나서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식량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산 곡물 2200만톤의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세계식량프로그램(WFP)에 따르면 이는 전세계 인구 4억명이 먹을 분량이다.

◆美 "러가 식량으로 전세계 협박"
러 식량무기화에 26개국 식료품 수출 제한…'식량보호주의' 확산(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전세계 식량위기의 실마리는 러시아의 흑해 봉쇄가 풀리고 곡물 수송이 재개돼야 잡힐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는 곡물수송 재개 합의에 반대하면서 탈취한 곡물을 자국 항구로 옮겨 밀수하기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식량안보 문제에 관한 국무부 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세계를 굴복시키고 대러제재를 없애기 위해 식량으로 협박(Blackmail)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수출용 곡물을 빼돌려 전세계 곡물가격을 급등시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향후 러시아가 곡물수송 재개에 합의한다해도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곡물가격 급등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마르키얀 드미트라세비치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 장관 보좌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흑해 항구 주변에 수천개의 기뢰가 떠다니고 있으며, 이것을 제거하는 작업이 지금 시작되도 연말까지 6개월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흑해를 오고가는 곡물수송선의 해상보험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곡물수송 재개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대러제재에서 곡물수송선은 해상보험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지만, 곳곳에 산재한 기뢰와 러시아군의 산발적인 폭격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이 보험가입을 거부하거나 매우 높은 보험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흑해 연안에 기뢰 수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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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런던전쟁보험자협회(JWC)는 주요 곡물수출항구가 밀집한 흑해와 아조우해 일대를 전쟁위험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 전체가 선박항행위험 지역으로 선정되면서 선박들의 보험료가 가파르게 인상되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우크라이나의 미콜라이우 항에서 러시아군의 폭격을 받은 방글라데시 국적 선박이 2280만달러(약 287억원)의 보험료를 청구한 것으로 알려진 뒤, 보험사들이 아예 흑해 일대를 항행하는 선박들의 보험가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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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당 문제에 정통한 EU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유엔이 중재한 곡물수송로 재개 회담에서도 결국 곡물선적에 나설 배들을 섭외할 해상보험을 보장할 방법은 찾지 못했다"며 "흑해 봉쇄가 해제된다해도 이미 치솟은 보험료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으로 곡물수송을 재개하기 위해 국제기구 차원에서 보험을 따로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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