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재개발 조합원, 총회 '직접 출석' 의무 없어"
재판부 "의결권 행사 저해 않는 범위, 대리인 출석 경우에도 구현"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에 가입한 조합원이 총회에 반드시 ‘직접 출석’할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총회에 대리인을 내세워 의결권을 행사했다면, 직접 출석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가 천안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환경정비조합 설립인가 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충남 천안의 한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2015년 2월 총회를 열고 같은 해 7월 도시환경정비사업 시행하고자 조합설립인가 신청해 천안시장으로부터 인가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2017년 11월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 행사한 것 등은 효력이 없고 토지 등 소유자 동의자 수에 오류가 있다며 무효확인 소송 제기했고, 법원은 동의자 수를 조정해 최종 동의율을 75.8%(525명 중 398명)로 산정했다. 이후 판결은 확정됐다.
그런데 A씨는 2019년 9월 조합설립인가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옛 도시정비법 24조 5항이 쟁점이 됐다. 당시 적용된 이 조항은 총회 의결 때 조합원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옛 도시정비법 24조 5항은 45조 7항으로 변경, 조합원이 가족 위임장을 제출하는 경우, 조합원이 해외에 거주하는 경우 등에는 대리인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때 조합원이 직접 출석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심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지만, 2심은 옛 도시정비법 조항의 ‘직접 출석’은 토지 등 소유자 본인이 총회 현장에 나타나는 것을 의미하고 대리인 출석은 해당하지 않는다며 조합설립인가처분을 무효로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직접 출석’에는 대리인이 출석해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도 포함된다며 2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의 직접 출석 요구 취지는 일반적으로 서면에 의한 의결권 행사를 ‘출석’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둠에 따라 극소수 조합원의 출석만으로도 총회가 열릴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조합원의 의사가 명확하게 반영되도록 하려는 데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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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런 입법 취지는 본인이 직접 출석해야만 관철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의결권의 적정한 행사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대리인이 출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구현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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