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공공기관 임피제 폐지
노동이사제 등 '노동 숙제' 즐비

당국판단 어기면 '불법' 논리로
기업 전방위적 압박 가능성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3월24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진행한 '차별없는 노동권' 투쟁 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 3월24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진행한 '차별없는 노동권' 투쟁 선포 단위노조 대표자 결의대회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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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가 복직 노조 간부 권고사직 통보, 임금피크제 등에 대한 사측의 시정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윤석열 정부에서도 '노동 블랙홀'이 기업 경영을 옥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규제 혁파, 신산업 육성 같은 기업이 알아서 하면 되는 영역이 아니라 이해관계자와의 갈등 조정 능력이 필수인 부문이기 때문에 정권의 국정 철학과 무관하게 기업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5일 산업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금속노조 포스코 지회가 회사를 상대로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사측의 임피제 시도가 포착되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라는 내부 지침을 공유했다. 지난달 30일엔 사회연대포럼 등 15개 노동시민단체가 한대정 금속노조 수석지부회장에 대한 사측의 권고사직 권유에 반발하는 성명서를 냈다.

산업계 안팎에선 쟁의 강도보다 내용에 주목한다. 우선 임피제 소송의 경우 기업 인사 조직의 급여 및 처우 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핵심 사안인 만큼 관심이 높다.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가 찼다고 임피제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임피제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 영향이 작지 않다. 포스코의 경우 2011년부터 정년을 56세에서 58세로 연장하고, 59세부터 60세까지 재채용을 보장하는 대신 만 57세부터 호봉 승급을 중단하고 만 59세부터 10%를 깎는 임피제를 도입한 바 있다.


퇴직 노조 간부 권고사직 항의도 '비종사 조합원'의 쟁의권을 대폭 확대한 문재인 정부 말 노동 정책의 영향이 작지 않다.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노조원 중 해직자(비종사 조합원)가 속한 노조에 대해 '법외 노조가 아니다'라고 판결하는 정부의 권한이 삭제된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명분으로 2020년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한 노동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이 통과된 이후 '법외노조 아님'(쟁의) 통보 제도 삭제를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산업재해), 임피제 대법 판결(임금) 등 전방위적으로 노동계 쪽으로 유리한 판결이 나오고 있다는 기업의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입법부 사법부 등 당국 판단을 기업이 어기면 불법적인 행위나 다름없다는 논리로 전방위적인 압박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풀어야 할 노동 관련 거대 담론이 앞으로도 많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논의 중인 공공기관 임피제와 공무원 타임오프제(전임노조), 내년 초 본격화될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이 있다. 아무리 경사노위가 사회적 대타협 기구라 해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치권과 정부 안팎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까닭에 통상 공공기관 노동 정책이 채택되면 민간으로의 확산은 시간문제로 여겨진다.


공공기관 임피제의 경우 전면 폐기 논의 중이라 이번 대법 판결과 함께 향후 논의 수준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이사제도 금융권의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등 주주 중심의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맞물려 기업 경영에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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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고용보험의 경우 기업과 정부의 비용 상승은 물론 수당만 타 가는 '얌체족' 증가, 고용시장 불황에 따른 'N잡러'(여러 직업 보유자) 증가에 따른 근로자 노동 의욕 하락 같은 통제가 어려운 변수로 이어질 수 있다. 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신산업 육성, 규제 혁신'처럼 정부가 밀어 붙이고 여당(정치권)이 받아주는 양상이 아닌 일단 관련 이슈가 퍼지면 노동계에서 항의를 시작하는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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