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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보장보다는 높은 연봉이 좋아요"… 취준생, 9급 공무원에 관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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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급 공무원 경쟁률은 22.5대1로 2001년(19.7대1) 이후 최저
연금 제도 개편, 낮은 연봉 등 단점이 많아
MZ세대 ‘괜찮은 일자리’는 '수도권 근무', '워라밸' '연봉 3000만원대'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9급 공무원 필기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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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한때 취업준비생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었던 9급 공무원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다. MZ세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출생자) 의 인식변화로 공무원의 장점으로 꼽히는 정년 보장보다는 높은 연봉을 받기를 희망하는 취업준비생(취준생)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취업을 앞둔 청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는 공무원이었다. 지난해 5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의 32.4%가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취준생 세 명 중 한 명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른바 '공시족'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공무원의 인기는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올해 9급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21년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2022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의 경쟁률은 22.5대1이다. 이는 2001년(19.7대1) 이후 최저 수치다. 올해 9급 국가공무원 선발 인원이 최근 10년 내 최다임에도 경쟁률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총 5672명을 선발하는 올해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12만7643명이었다.


2011년 이후 9급 국가공무원 경쟁률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다. 68.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2011년 이후 38.3대1(2015년), 26.3대1(2020년)까지 하락했다. 작년에는 소폭 반등했지만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9급 공무원 경쟁률 하락의 주요 원인은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공무원은 높은 직업 안정성과 정년 퇴직 후 연금 수령 등의 장점으로 취준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연금 제도 개편으로 2016년 이후 입직한 공무원은 기성세대 공무원만큼의 연금을 수령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또 낮은 연봉에 회의를 느끼는 취준생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에는 긍정적 인식이 주를 이뤘지만 현 시점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더 커진 것이다.


실제 인사혁신처가 밝힌 올해 일반직 9급 공무원(1호봉)의 월급은 168만6500원이다. 각종 수당을 포함하면 실수령액은 200만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9160원을 기준으로 환산한 월급 약 191만원과 별반 차이가 없다. 또 20대 절반가량의 월평균 소득보다 낮은 수준이다. 서울시가 지난 4월 발표한 ‘2021 서울서베이’ 조사에 따르면 20대 절반가량의 월평균 소득은 200만~300만원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취준생 김모씨(24)는 "9급 공무원은 안정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200만원도 안 되는 월급은 너무 큰 단점"이라며 "공부하다가 합격하지 못하면 시간 낭비인데 공무원 준비에 시간을 쏟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인기가 시들어지는 이유는 MZ세대가 직업을 바라보는 태도와도 관련이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MZ세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일자리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MZ세대가 생각하는 '괜찮은 일자리'의 조건은 수도권에 근무하며, 워라밸을 지키면서 연봉은 3000만원대를 받는 것이다.


괜찮은 일자리의 판단기준 질문에 공무원처럼 '정년보장 등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꼽은 비율은 14%였다. 이는 워라밸, 공정한 보상, 복지제도, 수평적 분위기에 이은 5위에 자리했다. 괜찮은 일자리의 예상 근속기간을 묻는 항목에는 '10년 이내'라는 답변이 35.1%로 가장 많았다. 이는 한 직장에서만 일하고 생계를 유지하는 전통적 일자리의 개념이 변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봉수준으로는 '3천만원대'라는 응답이 50%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 중 82.6%가 "(괜찮은 일자리라면) 중소기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을 미루어 봤을 때 9급 공무원의 적은 연봉은 취준생이 공무원을 선택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청년들의 퇴사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17년 18~35세 공무원 가운데 4375명이 퇴사했다. 2020년에는 1586명이 늘어난 5961명이 공직을 떠났다. 특히 5년 이하 재직 공무원 중 퇴직한 비율은 2020년 9968명으로 전체 4만7319명 가운데 21%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행정안전부가 1980~2000년생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직을 고민한 적 있다’는 응답이 58.6%로 절반 이상이 퇴사를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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