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로 돌아온 학생…노트북·태블릿PC 판매 급감

전세계 1분기 출하량 노트북 7% 감소
디지털교육 보편화 주역 크롬북 -67% 타격

전국 모든 학교에서 정상 등교가 이뤄진 지난 2일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05.02 사진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학교 원격수업용도로 급성장했던 노트북, 태블릿PC 시장이 1분기 수요 급감으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구글 크롬북 기세가 꺾였다.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체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교육과정 정상화로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진 것으로 관측된다.

노트북 7%↓·태블릿PC 10%↓

9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635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노트북 운영체제(OS)별로 보면 구글 크롬 OS를 탑재한 크롬북 출하량이 67%나 급감했다. 이는 프리미엄 노트북을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와 애플 맥OS향 제품 출하량이 각각 6%, 4% 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크롬북은 하드디스크 없이 안드로이드 기반의 웹브라우저로 주요 애플리케이션(앱)들을 설치하는 방식의 노트북이다. 코로나19 기간 디지털교육이 보편화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크롬북이 대안으로 꼽혀왔다. 크롬북 인기가 정점에 달한 2020년 한 해 전 세계 크롬북 판매량은 3000만대를 넘기기도 했다. 한국 IDC에 따르면 2021년 국내 크롬북 출하량은 12만8000대에 달해 전년 대비 5배 급증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접어든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

업계선 작년 3분기 이후 미국 등 엔데믹 트렌드가 빠르게 전개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원격수업 수요가 줄면서 전반적인 흐름이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SA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치라그 우포드히야는 "교육 기관의 기기 수요와 소비자의 크롬북 기기 업그레이드 수요 증가율 둔화가 크롬북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1분기만 보면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더 못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태블릿PC도 1분기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SA는 태블릿PC 시장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고 분석했다. IDC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태블릿PC 출하량은 3840만대로 전년(3990만대) 대비 3.9% 줄었다고 밝혔다.

노트북, 태블릿PC 시장은 공급과 수요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2분기 이후 물류 지연과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로 상황이 더 악화될 우려가 존재한다. IDC는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직후인 2020년과 지난해에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태블릿PC를 구매했다"며 "시장 성장세가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