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행 시장가치 저평가 심해"…22개국 중 21등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
세계 100대 은행 소속국 중 최하위
수익성 제고 넘어 경영문화 개선 시급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국내 금융업, 특히 은행이 주요 해외 은행 그룹과 비교해서도 시장 가치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별 금융사의 수익성 제고 및 주주친화적 배당정책 뿐만 아니라 내부 통제와 규제 준수 체계 서둘러 확립되고 경영문화 전반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곽준희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금융업의 주식 저평가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르비스 뱅크포커스의 수치를 활용해 세계 100대 은행그룹의 재무제표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국내 은행그룹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6으로 나타났다. 세계 100대 은행 소속 22개국 중 21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세계 최상위권인 미국(1.61)은 물론, 국영은행이 많은 중국(0.42)에도 못 미쳤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간 국내 은행그룹의 PBR 중간값은 세계 은행그룹의 PBR 하위 25%보다도 아래였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부진했다. 국내 은행그룹 평균 PER은 4.0으로 22개국 중 21위를 차지했다. 독일(16.4), 핀란드(11.4), 싱가포르(11.2), 미국(10.3) 등의 3분의 1 수준이다. 브라질(4.2), 중국(4.1)에도 못 미쳤다. 한국보다 은행그룹 PER이 낮은 국가는 러시아(3.6)가 유일했다.
해외 동종 업종뿐만 아니라 국내 타 업종과 비교해도 은행업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업 PBR은 0.32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PBR 1.13의 28.3%에 불과했다. 코스피의 ‘코리아 디스카운트(선진국 대비 국내주식 저평가)’ 속에서도 유달랐던 셈이다. 또한 부진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도 나타났다. 곽 위원은 "2019년 금융업 전반 및 은행업의 PBR은 유가증권시장 PBR 보다 각각 39.8%, 67.3%씩 낮았다"며 "올해 3월 말에는 해당 저평가 정도가 각각 52.5%, 72.9%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국내 은행업계의 경직된 경영문화 등 고유 요인 때문에 저평가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수익성을 높이고 주주친화적 배당정책을 수립하는 것 만으로는 해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00억원 규모 횡령사건과 같은 사례는 국내 은행업 저평가의 단면을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곽 위원은 "금융업계 전반적으로도 내부통제 및 규제준수 체계 확립, 금융당국과의 원활한 소통 및 규제에 대한 유연한 대응, 조직 내 의사결정과정의 효율화, 합리적인 소비자보호정책 도입 등을 통해 경영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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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당국 역시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업계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규제 및 감독 체계 상 시장의 비효율성을 유발한다고 판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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