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5000원? 배보다 배꼽 커"…'탈배달앱' 실천하는 시민들
"주문할 엄두 안나…" 방문포장 이용하는 시민들
배달앱 이용자 지난해보다 107만명 줄어
배달 수수료 인상, 거리두기 완화 영향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기본 배달비는 3000원…그냥 안 먹거나 포장해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배달앱 사용이 일상화됐지만 갈수록 오르는 배달비에 부담을 느껴 이용을 꺼리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이모씨(28)는 최근 음식을 주문할 때 가능하면 방문포장을 이용한다. 배달비가 적게는 2000원에서 많게는 5000원 이상으로 올라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한때는 배달을 매일같이 이용했지만 아무래도 배달비가 아까워 이용이 꺼려진다. 우리 집은 상권과 멀어서 기본이 3000원"이라면서 "오늘은 편하게 배달시켜 먹자고 생각하다가도 결제 전 배달비 금액이 적혀있는 걸 보면서 단념하게 된다. 요즘 배달비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준"이라고 털어놨다.
자취생인 김모씨(30)도 배달비 부담을 고민할 시간에 직접 가게를 방문해 음식을 가져올 때가 많다. 그는 "배달비가 5000원을 넘어가니 주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다 먹지도 못할 음식을 최소주문 비용을 채우기 위해 추가하고, 거기에 배달비까지 더하면 2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같은 음식이라도 배달 앱마다 금액이 다르기도 해서 비교까지 해야 하는데, 편하고 빠르게 끼니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시간 낭비에 고민만 얻어가는 것 같아 그냥 안 먹거나 직접 가지러 간다"고 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급성장했지만, 한편에선 '배달앱 안 쓰기'를 실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비용도 부담이지만 가게나 앱마다 들쭉날쭉한 배달 비용에 불만을 느낀 소비자들이 귀찮더라도 직접 발품을 파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주요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3개를 이용한 소비자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지난 3월 한 달간 3개 앱을 이용한 소비자 수는 안드로이드 기준 2420만3452명으로,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2527만3296명보다 107만명(4.2%)가량 줄었다.
앱별로 살펴보면 배달의민족(배민) 이용자는 2만9454명 늘었고, 요기요와 쿠팡이츠 이용자 수는 각각 17만2156명, 92만7142명으로 감소했다. 아이폰 이용 소비자 수를 더하면 전체 낙폭은 107만명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은 올해 들어 배달앱들이 배달료 및 수수료 인상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 2월 초, 배민은 지난달 22일부터 단건 배달 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사실상 배달료를 인상했다.
배달주문 시 소비자가 지불하는 '배달팁'은 배달 거리와 기상 환경 등을 고려해 음식점주가 직접 정하는데, 이 배달팁에는 음식점주가 배달업체에 내는 중개수수료와 배달 수수료 등이 포함돼있다. 즉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면 배달팁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소비자들도 그 부담을 일정 부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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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인상에 더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외부활동과 외식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배달앱 이용 감소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되면 소비자는 거부감이 들게 되고 결국 서비스 이용을 꺼리게 된다. 최근에는 배달앱을 이용하느니 가게로 직접 전화해 주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며 "배달비 수익 구조를 파악하고 어디에서 비용이 발생하는 따져 합리적인 비용 책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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