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못 봐서 외로워"…코로나 장기화 속 고립된 고령층
코로나 장기화로 가족 간 교류 줄면서 '노인 우울증' 위험 2배 증가
우울증, 극단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부 활동이 줄어든 고령층이 고독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후 자녀와 손자 등 혈육 간의 왕래가 소원해지는 등 사회적 단절감이 커지면서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우울감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이지만, 악화할 경우 자칫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노년기 우울증 발병 위험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전국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60세 이상 노인 2308명을 대상으로 우울장애 여부를 진단했다. 연구팀은 구조화된 임상면담을 통해 대상자의 우울장애 여부를 진단했으며, 자가설문도구를 통해 우울증상의 중증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전체 고령기 우울증 발병 위험은 코로나19 유행 후 2배가량 증가했다. 우울증 병력이 전혀 없던 고령인 역시 코로나19 유행 전과 비교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2.4배 높아졌다.
특히 가족 모임 빈도가 주 1시간 미만으로 줄어든 고령인은 주 1시간 이상 가족 모임을 유지하는 고령인보다 코로나19 유행 후 우울증 발병 위험이 2.2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 북구 선별진료소에 보건소 의료진이 신속항원 검사 키트를 줄지어 놓고,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종합하면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층은 감염에 대한 우려 등으로 친척, 자녀 등 가족과의 만남을 줄이면서 외로움을 느끼게 된 셈이다.
직장인 자녀를 둔 60대 주부 김모씨는 "올해 자식들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며 "원래 설 명절에 자식들이 집에 올 계획이었지만, 그때도 코로나 확진자 수가 1만명이 넘어서 오지 말라고 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만날 기회가 더 많았을 텐데 아쉽다. 가족끼리 여행 한번 안 간 지도 오래"라며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니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우울증을 겪는 고령층도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은 전국에서 96만9167명으로 2020년 같은 기간(91만6612명)보다 5.7% 증가했다.
문제는 우울증이 극단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우울증은 우울감과 의욕 저하가 주요 증상이며 감정, 생각, 신체 상태,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병이다.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발병할 수 있으나, 적절한 조치나 치료 없이 증상을 방치할 경우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극단 선택을 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2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60대 남성이 완치 후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격리 치료를 받던 중 우울증을 앓게 돼 완치 이후에도 관련 진료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같은 해 5월 경남 진주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가 완치한 60대 여성 또한 극단적 선택을 해 끝내 숨졌다. 이 여성은 평소 우울증으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역당국은 지난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기저질환이 없는 50대 미만 성인 등을 대상으로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오미크론 유행으로 인해 20% 넘은 인구가 감염돼 오미크론 확진 이후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면밀하게 조사·분석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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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청장은 "코로나19에 확진돼 최소 2개월 이상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지속되면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의하고 있다"면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피로감, 숨가쁨, 인지기능 장애, 우울·불안과 같은 정신적 증상 등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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