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이 가리킨 벙커 왜 문제가 되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 국방부 벙커 위치를 언급한 논란이 국회 국방위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논란이 됐다.
윤 당선인은 지난 20일 용산 이전 발표 기자회견 당시 조감도상 국방부 청사 앞 이곳저곳을 지시봉으로 가리키며 "여기는 지하 벙커가 있고, 비상시엔 여기 밑에 통로가 있기 때문에 비상시엔 여기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이 ‘용산 국방부 내에 지하 벙커가 있느냐’고 묻자 "얘기를 안 했으면 하는 게 저희 생각인데"라고 답한 뒤 "뭐,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짓던 서 장관은 김 의원이 ‘지하통로 있느냐’라고 질문을 추가로 하자 "의원님, 그런 말씀은 비공개로 해주시거나 개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김 의원의 질의는 지난 20일 용산 이전 계획을 발표할 당시 벙커 위치를 가리켰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김 의원은 잇단 질문에 난감해하는 서 장관을 향해 "아주 적절한 답변"이라며 "지금 장관께서도 그 말씀을 못 하시는 것, 법 때문에, 보안 때문에, 안보 때문에"이라고 말했다.
통합방위법상 국방부 지하벙커는 국가중요시설 ‘가’급에 속한다. 국가중요시설인 국방부 내부 건물 배치 또한 포털 지도 서비스에 표시되지 않는다. 이 시설들은 일부가 외부에 공개된 적은 있다. 다만, 윤 당선인이 손가락으로 위치를 가리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의 위치를 파악하면 순항미사일이 표적이 될 수 있는 정확한 좌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가 유사시 국가지휘소로 쓰이는 지하벙커는 국내에 6개정도다. 대부분 미국 국무장관이나 대통령이 방문하면서 외부에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가장 잘 알려진 곳이 1970년대 설립된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소 ‘CP탱고(Tango)’다. 이곳은 철저한 베일에 쌓여 존재자체가 비밀에 부쳐져 왔지만 지난 2005년 3월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방한하면서 공개됐다.
서울 용산 미군기지내에 위치한 한미연합사 지하 벙커 ‘CC(Command Center) 서울’ 은 흔히 ‘미8군 벙커’로 불린다. 2002년 평시에 한미지휘부들이 이용한다는 점 등이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한국군의 대표적인 지휘시설은 청와대 지하벙커다. 이곳은 ‘국가위기상황센터’라고 불린다. 수도방위사령부 내 지하벙커인 ‘B1 벙커’도 있다. 이곳은 과거에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들은 취임 첫해에 어김없이 B1 벙커를 찾으면서 외부에 노출됐다. 하지만 임기 내 몇 차례 들렀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만 딱 한 번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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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지하에 위치한 ‘B2 벙커’도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12년 8월 이 건물을 건립하면서 외부에 소개하기도 했다. B2 벙커는 한ㆍ미연합사는 물론 미국 태평양사령부 및 합참과도 군사정보와 전장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한미연합전구지휘통제체계(CENTRIXS-K)와 화상지휘체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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