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日과 평화조약 교섭 중단, 책임은 모두 日에 있어"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러시아 정부가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과 적극적인 대러제재에 나서고 있는 일본을 압박함과 동시에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정부는 즉각 반발하며 협상중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일본정부 결정에 대한 대응조치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서 러시아 외무부는 "일본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취한 일방적인 대러제재에 따라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 교섭을 중단한다"며 "노골적으로 비우호적 태도를 취하고 우리의 국익을 해치려는 국가와 양자관계의 기본조약 체결을 논의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어 "러시아 남쿠릴열도와 일본 사이의 무비자 방문에 관한 1991년 협정과 과거 남쿠릴열도 거주 일본인들의 고향 방문 절차 간소화에 관한 1999년 협정에 따른 일본인들의 무비자 여행도 모두 중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일본의 흑해경제협력기구(BSEC) 부문별 대화자 지위도 연장을 중단시키겠다고 압박했다.
러시아가 이러한 강경조치에 나선 이유는 일본의 대러제재에 대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부는 일본이 미국과 서방의 대러제재에 앞장섰으며, 현재 러시아 49개 기업과 300개 품목에 대한 수입금지조치를 내렸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자 협력과 일본의 이익에 대한 손해 책임은 의도적으로 반러 노선을 택한 일본 정부에 있다"며 관계 악화의 이유를 모두 일본의 대러제재 탓으로 돌렸다.
일본은 일방적인 러시아의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NHK에 따르면 모스크바 주재 일본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평화조약 체결협상을 일방적으로 중단한다는 결정은 지극히 유감이며 받아들일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일본과 러시아 양국은 1945년 2차대전 종전 직전 전쟁을 벌인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인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일본정부는 러시아가 2차대전 당시 점령한 이투루프, 쿠나시르, 시코탄, 하보마이 군도 등 남쿠릴열도 4개 섬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러시아측과 지속적으로 협상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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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미국과 일본의 군사활동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러시아는 남쿠릴열도 일대에서 S-300 미사일방어체계 등을 동원해 지대공 미사일 훈련을 벌였으며, 일본이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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