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허브' 中 선전 코로나19 봉쇄, 확산 시 韓 경제 직격탄 우려
'4대 도시' 선전, 코로나19로 전면 봉쇄
글로벌 공급망 사태 악화 속…중국발 리스크 부상
사태 장기화 시 국내 기업도 악영향 전망
중국의 ‘4대 도시’로 꼽히는 광둥성 선전시가 코로나19로 전면 폐쇄되면서 중국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파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선전시가 대형 기술기업들이 몰려 ‘중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고 있어서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 사태가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중국발(發) 리스크까지 덮칠 경우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상하이도 위험…中 제로 코로나 중대 고비= 선전은 중국 IT 산업의 중심지로 텐센트를 비롯해 중국 대형 통신업체 화웨이와 ZTE의 본사가 위치해 있다.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DJI(다장)와 전기차 업체 BYD(비야디) 본사도 선전시에 있다. 선전은 덩샤오핑이 주석 시절이던 1980년 중국의 1호 경제개혁 특구로 지정한 곳으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이기도 하다. 상주 인구 1750만명으로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와 함께 중국의 4대 ‘1선 도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2020년 선전 IT 산업의 생산총액이 2조2000억위안(약 427조3060억원)으로 중국 전체 IT 산업 생산의 5분의 1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선전이 중국 최고의 수출 도시"라며 지난해 수출액 규모가 1조9200억위안(약 372조4992억원)이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선전뿐만이 아니다. 선전에 앞서 동북부 자린성의 성도인 창춘이 봉쇄됐으며 상하이는 학교가 문을 닫은 상태다. 중국 최대 물류기지인 상하이까지 봉쇄된다면 세계적인 물류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은 이달 들어 감염자가 폭증하며 ‘제로 코로나’의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오미크론 변이의 강력한 전파력 탓에 확진자가 최근 급증하고 있으며 경제적 피해도 확산하고 있어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월 28명에 머물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1일 224명, 9일 293명에 이어 13일에는 2142명까지 늘어났다. 중국 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4월 초에 정점을 이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태 장기화 시 국내 기업도 영향권=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산업계 전반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선전시에는 2020년 기준 국내 기업 24개사가 직접 진출한 상태다. 중국의 ‘기술 허브’ 답게 제조업부터 과학·기술 서비스 업체가 상당수 진출해 있다. 중국의 도시 봉쇄 조치에 따라 이들 기업 대부분이 공장 운영 및 영업을 상당 부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관계자는 "진출 기업들은 14일부로 재택 근무로 돌입했고 사무실 출입금지 조치로 통관 및 물류 업무가 지체되고 있다"며 "봉쇄조치 연장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다행히 현지에 공장이 없지만, 협력사 등을 통한 부품 수급 애로 등 간접적 어려움에 부닥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발(發) 리스크까지 불거질 경우 이들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선전시에 위치했던 통신장비·스마트폰 공장을 철수한 바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선전 봉쇄 영향으로 스마트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폭스콘의 터치패널 자회사인 제너럴인터페이스솔루션(GIS)이 14일부터 선전 공장서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GIS는 갤럭시S10 시리즈부터 삼성전자에 지문인식 모듈을 공급 중이다. GIS의 생산 중단이 장기화되면 최근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시리즈 흥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도시 전면 봉쇄로 인한 ‘소비 위축’도 현지에 판매법인 등을 둔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다. 소비가 억제될 경우 매출 등에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 활력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상태다.
산업계는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선전시를 넘어 광둥성 전체, 나아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업체 관계자는 "봉쇄가 확산되거나 오래 이어질 경우 판매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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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중국의 경우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도시 전체를 셧다운하는 초강력 조치를 내리기 때문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전방위적으로 확산할 경우 우리 기업도 생산 차질 및 물류 대란 등 직접적 피해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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