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글로벌 산업 위기
네온가스 70%·크립톤 40% 전세계 희귀가스 공급비중
생산중단에 '공급 병목' 심화…대러 교역도 사실상 막혀
부품업계 연쇄타격 불가피, 장기화 땐 전자·폰 생산차질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하우에 있는 저유소가 러시아군의 폭격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군은 침공 8일째인 이날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에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전진하고 있으며,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집중 공격 중이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응청 제공>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하우에 있는 저유소가 러시아군의 폭격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군은 침공 8일째인 이날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에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전진하고 있으며,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집중 공격 중이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응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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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이현우 기자] 반도체 생산 필수소재인 네온과 크립톤 등 희귀가스의 주요 공급지인 우크라이나의 정제공장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생산이 전면 중단됐다. 가뜩이나 반도체 수급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제 사회의 고강도 제재 여파로 러시아행(行) 수출 부품의 환적 통로가 막힌 국내 차 부품업체들은 초비상 상태다. 일부 업체의 경우 수출용 부품 선적이 모두 취소되면서 급여와 부품 결제 대금 지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자동차업계는 물론 전자제품, 스마트폰 생산 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정제공장 가동 중단…원자재 수급난 심화

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팀 우이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위기 여파로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개월 내로 휴전합의가 도출되지 않고 전쟁이 장기화되면 자동차와 전자제품, 스마트폰 생산 기업에도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세계 네온가스의 70%, 크립톤의 40%를 공급하는 주요 희귀가스 생산국인 우크라이나의 정제공장 생산이 전면 중단돼 수급 우려가 커진 탓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최대 희귀가스 정제업체 크라이오인의 본사와 주요 공장이 밀집한 남부 도시 오데사가 러시아의 공세로 지난달 24일부터 도시 내 모든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가뜩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수급망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공급 위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포탄공격을 받은 건물 근처의 차량이 훼손돼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포탄공격을 받은 건물 근처의 차량이 훼손돼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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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지난 2년여 간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주요 부품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완성차 생산은 여전히 원활치 못한 처지다. 최근 들어 다소 나아지던 공급망 병목현상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난은 작년 하반기에 비해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이었다"면서 "향후 어떻게 영향을 받을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모건스탠리의 추계를 인용해 "대만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네온가스 재고는 6개월분 정도로 전쟁이 장기화되면 물량부족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자동차 배기가스 촉매로 사용되는 팔라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전세계 시장의 43%를 담당하고 있고 대부분 오데사를 통해 수출돼 수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재 수급난 '점입가경'…완성차 공장 멈추고 車 부품사 연쇄 타격(종합) 원본보기 아이콘


車 부품 협력사 직격탄…“줄도산 우려”

우크라이나로부터 부품조달이 어려워진 주요 완성차업체가 공장가동 일정을 조정하는 한편 국제사회의 제재나 현지 물류문제로 대(對) 러시아 교역이 사실상 막히면서 자동차·부품업계 전반의 연쇄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가 이번 사태로 공장가동을 멈추거나 당초 생산계획을 줄였다. 현대차는 이달 러시아 공장의 생산계획을 당초보다 절반가량으로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부품수급 차질로 5일까지 공장가동을 멈추기로 한 상태다. 도요타도 이달 중순부터 러시아공장을 멈추기로 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메르스데스-벤츠는 우크라이나에서 부품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해 유럽 다른 지역 공장에서 일부 차종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이기로 했다. 포르셰나 닛산, 혼다 등 다수 업체는 러시아로 차량 수출을 중단하거나 현지 사업을 접기로 했다. 금융제재로 인해 무역거래가 어려워진 데다 현지 내수경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러시아 수출의 40% 정도가 자동차와 부품으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특히 부품업체는 대금결제가 2, 3개월만 막혀도 부도 가능성이 있어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폭스바겐 드레스덴공장의 완성차 조립라인<이미지출처:연합뉴스>

독일 폭스바겐 드레스덴공장의 완성차 조립라인<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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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부품을 수출하는 중소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부품 산적 취소와 결제대금 지급 중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 현지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세종공업, NVH코리아, 경신, 대원산업, 동아화성, 유라코퍼레이션 등 15곳가량의 부품 협력사들이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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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2011년 현대차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공장을 건립할 당시 함께 현지에 진출해 공장 인근에서 차체 및 전장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다. 러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 부품업체의 국내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러시아로 부품을 수출하려면 직항 노선이 없어 독일 함부르크 등에서 환적을 해야 하는데 벌써 환적이 막히고 있어 수출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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