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병은 우리 생활형태 뿐만 아니라 경제체계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속되는 기후 온난화·사회 양극화·고령화 문제도 우리 경제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야기하는 동시에 새 과제를 등장시키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경제 체계 차원의 대응과 함께 과학기술을 통한 대응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급속도로 진행된 과학기술의 발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심어줬지만 되레 해결되지 않은 채 오히려 심화되는 양상이다. 기존 연구개발 방법과 과학기술 혁신 방향이 옳았는지 성찰과 방향 전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개발과 혁신정책이 지향하는 바와 더불어 정책이 사회적 가치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학기술혁신정책은 자원 투입 확대를 통해 지식 창출을 지향하는 정책을 기반으로 한다. 이런 정책은 그야말로 과학 자체를 위한 정책이며 과학 기술계가 중심이 된다. 정부는 주로 지식의 관리와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입한다. 이러한 정책들은 효과에 있어 한계가 분명하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성장을 위한 혁신 정책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거친다.
정책은 혁신 촉진을 주요 목표로 설정한다. 혁신을 통해 고용 증대 등을 꾀하는 정책은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이는 삶의 질 등 사회 정책과 괴리가 있다는 한계도 안고 있다. 그래서 최근 혁신 정책은 경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체계로 전환되는 추세다. 혁신 정책·사회 정책의 통합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계·경제계·시민 사회와 사용자가 참여해 정책 방안과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에 이르게 된다.
이런 진화 체계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정책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대체로 기존 체계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주요 과제들은 대부분 시스템 차원의 문제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정책적 접근, 기존 과학기술 체계의 혁신을 위한 선형적 제도 개선 접근이 아닌 지속가능한 시스템 혁신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과학기술혁신정책을 거시 환경과 사회·기술적 환경, 제도·규범 간 상호 작용 차원에서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 사회기술 체계의 주요 요소인 규범 및 제도 등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혁신적 대안을 도출하기 위한 파괴적 혹은 기존의 사고 체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거버넌스 구조 혁신이다. 정부는 현 시스템의 전환이라는 차원에서 정책 개발을 고민해야 한다. 정책 개발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은 시스템 전환 방향 설정에 앞서 이해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아젠다를 공유하고 정책 방향성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실수요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수요를 형성하기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 과학기술 혁신은 국민의 삶과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미래에 매우 중요한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한 올바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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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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