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신생아·임산부 확진 속출 … "병원이 위험하다"
확진자 이틀연속 17만명대 … 누적 250만명 눈앞
소아과·산부인과 의료인력 부족 … '의료붕괴' 현실화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이 정점을 향해 치달으면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17만명대를 이어갔다. 누적 확진자 수는 25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선 병원에서 의료진과 원내 확진자가 쏟아지는 가운데 위중증 환자뿐 아니라 영·유아, 임산부 확진자 치료 등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당시 겪었던 의료체계 붕괴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틀째 17만명…위중증 600명 육박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7만16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는 249만9188명으로 집계됐다. 병원에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 수는 581명으로 전날보다 69명 늘어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39.1%(2688개 중 1051개 사용)로 하루 전(36.9%)보다 2.2%포인트 높아졌다.
하루 사망자도 82명에 달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7689명, 누적 치명률은 0.31%다. 이날 사망자 가운데 2명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던 9세 미만 소아 환자로 확인됐다. 재택치료 중인 환자 수는 58만7698명으로 전날(52만1294명)보다 6만6404명 늘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전날 감염 재생산지수가 1.67일 경우 일일 확진자 수가 1주 뒤 21만3332명, 2주 뒤 33만4228명에 달할 수 있다는 예측치를 내놨다. 감염 재생산지수를 1.9로 볼 경우 확진자 규모는 다음 달 2일 23만1714명, 대선일인 9일에는 37만7216명까지 예상됐다.
일선 병원 '일촉즉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일선 병원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환자 및 위중증 환자 치료를 책임지고 있는 대형 병원들마저 의료진과 내원·입원 환자 가운데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부담이 크게 가중되고 있다. 대형 병원의 경우 매일 최소 10~20명, 많게는 50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서울 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지난주에 하루 20명 안팎의 의료진·원내 확진자가 발생했다. 기존에는 공지를 통해 원내 확진 사례를 직원들에게 전파했으나, 워낙 확진자가 많이 나오자 최근 들어 유의미한 사례만 전달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병원들은 현재 병동 내에서 감염이 확산되지 않으면 병실을 차단하는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지만, 일부는 집단감염으로 인해 병동 폐쇄로 이어졌다. 확진 환자들이 119를 통해 응급실로 곧장 내원하는 사례가 늘면서 응급실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경기 지역 한 종합병원 응급실 관계자는 "재택치료로 전환된 이후 확진자들이 응급실로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며 "환자는 많은데 오염 우려가 있어 잠시 소독하고 다시 열고 하는 것을 반복하다 보니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여간 큰 게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일부 진료가 제한되는 상황도 잦다. 수도권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일부 병동이 부분적으로 폐쇄됐다 다시 열다 보니 입원, 수술이 지연되기도 한다"며 "중환자가 아니면 투석환자를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확진 산모 출산 어쩌나
영유아·산모 확진자가 늘어난 점도 병원에는 부담이다. 전담할 소아과, 산부인과 인력이 부족한 탓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임산부를 계속 받고는 있는데, 산과 인력이 많지 않아 여러 명을 한꺼번에 받을 수가 없다"면서 "산과 교수, 전공의가 많지 않아 산과 전문병원이 나서기 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확진 산모 대부분이 신생아 감염 우려로 제왕절개 수술을 진행하는데, 이후 신생아를 관리할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료진까지 투입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병원들은 오미크론 유행이 '의료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기존 일반 병동 의료진은 마스크만 착용하고 근무했지만, 이를 2종 보호구(마스크·고글)를 착용하도록 조치하거나 보호자·간병인에 대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 정부 지침보다 강화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들은 일반 병실에서도 무증상·경증 원내 확진자를 진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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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위중증 환자의 급격한 증가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위중증 병상 자체는 2600개라고 하지만 그게 다 돌아갈 수는 없고,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 병상 대기 상황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위중증이 2000명대까지 가면 의료진이 부족할 텐데 미리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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