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우세 보이던 충남
후보 못정한 부동층 늘어

민주당 텃밭 호남
尹 지지 목소리 커져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충남 홍성·보령, 전남=권현지 기자, 충남 당진·천안=이명환 기자] 지난 22~23일 이틀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유세 일정을 따라 충남 당진·천안·홍성·보령, 전남 목포·익산, 광주 등을 돌며 바닥 민심을 들어본 결과, 충남 지역에선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부동층이 두드러진 가운데 일각에선 이 후보의 ‘자질론’이 부각됐다. 반면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전남에선 과거 호남 시민들의 보여줬던 민주당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대신 빈틈을 파고 든는 윤 후보 지지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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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사위’냐 ‘충청의 아들’이냐, 갈팡질팡 충청

"뭐 대충 누구 뽑을진 정했지만 그날(3월9일 투표일) 봐서 또 바뀔지도 몰러."

충남 홍성에 사는 자영업자 송민자씨(72)는 "지지 후보가 왔다갔다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다소 우위를 보였던 충남 지역에선 "후보를 아직 못정했다"는 부동층이 눈에 띄었다. 충남 보령에 사는 대학생 박모씨(24)도 "투표는 하겠지만 후보는 아직 결정 못했다"면서 "주변에서도 썩 괜찮다고 하는 후보가 없어 다들 고민"이라고 전했다.


충남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38.62%)-홍준표 자유한국당(24.84%)-안철수 국민의당(23.51%)후보 등 세 후보의 표가 가장 고르게 나왔던 지역이다. 특정 이념·정파에 표가 쏠리진 않지만, 이달초까지만 해도 ‘정권교체’ 바람에 윤 후보 지지율이 줄곧 40%대를 유지했다. 충남시민들은 윤 후보의 ‘사드 추가배치’ 발언에도 "국가 대계가 먼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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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서 농사를 짓는 전길영씨(60)는 "한 곳이 장기집권하면 고인물이 돼 썩는다. 한번씩 바뀌어야 한다"면서 "사드배치는 충청도든 강원도든 경기도든, 어디가 됐든 안보를 위해선 지역사람들이 이해해줘야한다"고 말했다. 보령에서 자영업을 하는 임지영씨(가명,66세)도 "사드 배치는 안 할 수는 없다"고 했고, 홍성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는 전재수씨(60)는 "필요하면 해야지 그럼 어디에 배치하냐"면서 "이번 대선에선 공약보다 누가 국민을 위해 정직하게, 내로남불 안하는 정부가 될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 이후 탄력은 소폭 떨어진 상태다. 초박빙으로 좁혀진 지지율 격차는 현장 민심에서도 반영됐다.


당진에서 만난 자영업자 임한신씨(41)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때부터 행정을 잘했다"며 이 후보를 치켜세웠고, 직장인 김모씨(61)씨는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이룬 업적 때문에 지지한다"고 답해 이 지사의 능력·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지지를 나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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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텃밭 민심, 그 옛날 호남 아냐…尹 20%, 어려울 것도 없어

과거 대선 때와 비교해서 분위기가 가장 많이 달라진 곳은 호남이었다. 민주당 핵심지인 광주·전남에선 예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90%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시켰던 압도적인 지지 분위기는 포착할 수 없었다. 오히려 국민의힘이 목표로 잡은 윤 후보의 ‘20% 득표율’ 달성도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호남 시민들의 의식 변화를 강조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래 호남 지역에서 단 한번도 보수정당이 두 자릿 수 득표율을 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눈에 띄는 변화다.


전남 화순에서 자영업을 하는 정갑수씨(62)는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뽑았지만, 이제 더이상 민주당이라고 뽑아주는 의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관성대로 흘러갈 확률도 있지만, 보수정당의 호남 지지율 20% 달성은 정치 발전의 토대가 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목포에 거주하는 유후식씨(57)도 "민주당이 너무 교만해졌다"며 "당선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호남 시민들 무시하는 게 있다"면서 여당에 대한 실망감을 쏟아냈다. 그는 "이제는 안 속는다. 무조건 민주당에 표를 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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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부동층도 윤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을 점쳤다. 전남 순천에 거주하는 서모씨는(29) "부동산 문제 등으로 현 정부에서 갈등이 커졌다"며 "정권교체로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고, 전남 목포에 사는 전모씨(48)도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고부터 대선 관심이 없어졌다"며 "지지후보는 없지만, 야당도 열심히 하면 호남서 20% 득표율 달성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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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윤 후보가 공약해 이슈가 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에 대해선 지지 후보에 따라 의견이 엇갈렸다. 이 후보 지지자인 광주의 임모씨(72)는 "야당이 표에 급급해 하는 헛소리"라고 일축했고, 목포에 사는 이학언씨(65)도 "이미 광주에 쇼핑몰이 많다"며 반대했다. 그러나 일부는 "광주서 제대로 된 시장은 말바우시장 뿐, 시대 변화에 따라야 한다""호남 발전에 도움이 된다""무조건 반대할 건 아니다"며 팽팽히 맞섰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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