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0人 분석 들어보니..“득표전략적 답만 내놔” “큰 그림 없이 단편적 공방 매몰”
21일 밤 1차 법정토론 총평 및 분야별 평가
‘적자국채’ ‘루스벨트 모델’ ‘구축효과’ 입장 첨예
이재명 경제 방향성, 윤석열 지식 깊이 부족
양측 토론 태도 부정적, 安·沈 "발전 없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박준이 기자, 김영원 기자] 10명의 경제·정치 전문가들은 전일(21일)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법정 1차 토론에 대해 "득표전략적 답변만 보였다" "경제정책의 깊이가 보이지 않았다"는 등의 분석을 내놨다. 각 후보자 진영의 선거대책본부 경제정책 브레인들은 후보자들이 ‘적자국채’ ‘루스벨트 모델’ ‘구축효과’에 대해 언급한 경제관을 놓고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향해 "국채는 장부상 수치에 불과하다 하셨지만 (국채가 많이 발행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외채 차입이자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양측의 논리는 팽팽하게 엇갈렸다.
윤석열 선거대책본부 정책자문단에 참여하고 있는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 통화에서 "이 후보는 어제 토론에서 기축통화가 되면 괜찮다고 방어하지만 그건 희망사항일 뿐 부채비율이 빠르게 증가하게 되면, 거시경제 전반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늘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논리는 주류경제학자들이 다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석열 선대본 정책자문단 경제분과 간사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이 후보의 경제분석에서 논리적 허점이 많았다. 조만간 기축통화국이 된다는 발언은 특히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기본사회위원장인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국채를 재정건전성에 집착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너무 낮은 비율로 가져가는 건 오히려 문제"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윤 후보 발언 중 ‘기축통화국 아니면 국채가 많으면 안 된다’는 논리를 지적하며 "외화표시 국채가 많으면 기축통화국이 아닐 경우 곤란하지만 원화표시 국채의 경우 자기나라 화폐로 갚을 수 있는 돈이어서 상관이 없는데 윤 후보가 두 가지를 구분하지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가 루스벨트식 ‘정부투자’ 확대를 정책방향으로 삼고 있는 점도 양측의 경제관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선대위 전환적공정성장전략위원장인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투자가 민간투자를 위축시킨다는 논리는 ‘구축효과’를 얘기한건데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인력양성에 집중 투자하는 이 후보의 경제정책 방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선 정부투자가 민간투자를 위축할 수 있다"면서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적을 때는 루스벨트 모델이 성립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특정 대선 캠프에 소속돼 있지 않은 성 교수는 이번 토론에 대해 "경제정책은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과 비전이 중요한데 전반적으로 그 부분을 발견하기 어려웠고 단편적인 부분에 매몰돼 있는 느낌이 있었다"고 총평했다.
윤 후보가 ‘구조적 성평등은 없다’는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것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이 후보 진영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이재명 선대위 정치혁신특보단장인 박상철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남녀평등은 목표이지 달성되지 않은 이슈인데 윤 후보가 답변을 뭉뚱그린 것은 ‘이대남 전략’만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면서 “득표전략에 의한 답변만 한 것 같았다”고 했다.
정치평론가들은 양강 경쟁을 벌이는 이 후보와 윤 후보의 화법과 태도를 놓고 평가가 엇갈렸다. 대체로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아쉬운 토론 태도를 보여줬다는 데 입을 모았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이 후보의 발언 내용에 대해서 "경험이 있으니 정책에 대한 확실한 이해나 생각이 드러났다"고 평가하면서도 "태도가 경직돼 있고 상당히 불만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반면 윤 후보에 대해서는 태도와 내용 면에서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는 "윤 후보는 ‘시간이 없다’고 대답을 넘겼는데 TV토론은 이제껏 안 본 국민이 다 볼 수 있도록 어떤 문제여도 재차 설명할 의무가 있다. 부적절한 태도"라고 했다. 발언 내용에 대해서도 "경제 정책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고 개념도 이해 못하고 있다. 한계를 그대로 노출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윤석열 국민의힘 등 여야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원본보기 아이콘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후보의 발언 태도를 두고 "이 후보가 무언갈 보여줬어야 하는데 방어에만 너무 신경 썼다. 경제 문제를 매섭게 파고들면서 윤 후보를 공략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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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토론이 아닌 네거티브 공방에만 집중해 토론 분위기를 해쳤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경제 이슈인데 네거티브에만 집중했다. 서로 공방하는 것만 계속 보여줘 아쉬웠다"며 "(유권자가) 이번 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꾸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이 후보, 윤 후보에 비해 존재감이 크게 드러나진 않았다는 평이 많았다. 익명을 요구한 윤석열 선대본 정책본부 경제전문가는 "안 후보는 데이터경제 등 원론적인 입장만 견지해 답답했고, 심 후보는 5년 전 논리에서 큰 발전이 없어 보였다"고 평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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