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교육 과정 개편안 제시

편집자주대한민국 교육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고 필요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전문가 기고를 연재합니다. 사단법인 '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의 정규영 회장의 제언입니다. 정 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학원에서 공부하며 이 대학 펜싱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해외 각국에서 모인 우수한 학생들의 선발 과정과 이 학생들이 이수한 초·중·고등 교육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미국의 교육 체계와 학교체육 시스템 등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위해 2008년부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교육시스템 홍보와 장학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공교육과 대학 입시 제도 등에서 참고할만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참고
①대한민국 대통령에게 교육을 말한다
②수능은 사법고시가 아니다
③수능은 학생들에게 희망과 기회여야 한다
④학생들의 'HOOK'을 키울 선발 방식이 필요하다
⑤국영수만큼 '음미체'도 중요한 교육이다
⑥인성 교육을 대학 입시에 반영하자
⑦중·고교 교육 평준화 정책을 폐지해야 한다
⑧교사는 공무원 신분을 벗어나야 한다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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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명문 사립 중·고등학교의 경우 음미체(음악·미술·체육) 과목이 전체 교육 커리큘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에 육박한다. 또 미국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일수록 음미체 교육을 더욱 강조한다. 특히 엘리트 운동 선수가 아닌 일반 학생들로 구성된 여러 운동 종목 팀을 운영하며 지역과 전국의 운동 리그에 출전한다. 앞서 필자가 설명한 것처럼 전 세계 대학 랭킹에서 상위 순위는 미국과 영국 대학들이 석권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영국의 초·중·고등학교 교육이 세계 최상의 대학 입시에 맞게 진화했다는 점을 입증한다. 우리도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하고 안착시켜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영수(국어·영어·수학) 교육과 음미체 교육이 1대 1로 대등한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물론 국영수나 음미체 말고도 중요한 과목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국영수와 음미체 비율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 하겠다. 간단히 말해 학교에서 일주일에 국영수를 10시간 배운다면 음미체도 10시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필자가 제언한대로 미국의 대학 입시처럼 한국 대학들이 음미체를 입시에 적극 반영하고,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음미체 분야에 월등한 실력과 눈에 띄는 활동 내역을 가진 학생에게 가산점을 준다면 초·중·고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음미체 교육을 강조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학생들이 한국 전통 음악과 미술을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야금이나 거문고, 아쟁 등과 같은 전통 악기와 전통 미술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들이 학교에 있으면 전통 예술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 분야의 대중화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전통 예술을 보전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예산을 차라리 학교 선생님 채용에 사용하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또 학교에서 궁중 음악 또는 오케스트라를 방과 후 과외 활동이나 정규 교육 과정으로 운영하고, 미술 과목도 원하는 학생들이 수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수업 시간 외에도 더 경험하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서 방과 후 과외 활동이란 정규 수업 시간 후에 해당 과외 활동을 감독하는 전공 교사의 지도 아래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심화 교육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학생들의 사회성을 함양하기 위해 관련 분야 전공 교사들이 감독하는 심화 학습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미국 어느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위치와 환경, 그리고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전공 선생님들이 어떤 수업과 과외 활동을 지도하는 지 확인하고 이에 적합한 학교를 골라 지원했다. 이 학생은 불법 체류자들이 인신매매와 범죄의 사각지대에 빠지는 경우가 많으며 그 자녀들은 교육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들도 범죄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됐다. 그래서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 더 공부하고 해결책을 배우고 싶었다. 학교에서 사회 정책과 인권을 세부 전공한 교사가 '자기 주도 학습(Independent Study)' 지도 교사가 돼 관련 논문을 읽고 자료 조사를 하고 관련 단체에서 인턴십과 봉사 활동도 진행했다. 또 지도 교사의 도움을 받아 근처의 대학 관련 전공 교수를 만나 대학·대학원생들과 관련 논문 연구 활동에도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대학에도 사회학을 희망 전공으로 지원했다. 한국의 고등학생들에게도 이런 사례가 생소하지 않아야 한다.

대학 입시에서 출신 고등학교나 지역 리그에서 우수한 운동 성적을 거둔 학생에게 가산점을 준다면 자연스럽게 학생들과 학부모, 그리고 초·중·고교에서 체육 시간도 국영수만큼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체육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학생들의 건강문제, 약한 정신력, 사회성 부족, 페어 플레이 정신 및 규칙에 대한 존중 결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많게는 10개 이상의 학교 운동팀을 운영한다. 학교 학생들의 거의 대부분이 이 운동팀에서 활약한다. 이들은 지역 리그와 전국 시합에도 출전하고 있다. 이 학교 운동팀은 학교의 가장 주요한 홍보 수단이며 학교 졸업생들과 지역 주민들로부터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운동팀 주전으로 활약한 학생들은 대학 입시에서도 유리하다. 엘리트 운동 선수들만의 '전국체전'보다는 학교 체육리그를 지역별로 만들어 육성한다면 생활 체육과 지역 스포츠 클럽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관중석이 텅텅 비어있고 엘리트 체육인과 그 학부모, 그리고 체육 학교들만 관심을 두는 전국체전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그러면서 생활 체육과 지역 스포츠 클럽 활성화 예산을 따로 두는 것도 예산 낭비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은퇴 체육인의 사회 적응과 직업 교육에 사용되는 예산도 공교육 운동팀 코치를 채용하는데 사용하는 편이 낫다.


결과적으로 음미체 교육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들은 국영수에 준하는 필수 교육 과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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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영, (사)공부하는 선수 운동하는 학생 회장 겸 로러스 엔터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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