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래 특허청장 "기술패권 시대, 지식재산이 경쟁력…특허청 소임 다할 것"
[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디지털 대전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 핵심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동맹국 간 핵심기술 선점과 기술 블록화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은 특허청의 역할 비중을 높인다. 김용래 특허청장이 구상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 특허청의 대응전략을 들어봤다.
◆기술패권 확보 경쟁서 살아남을 전략=김 청장은 “기술패권 확보를 위한 주요국 정책동향에서 미국은 미래기술의 對중국 디커플링과 반도체·배터리·의약품·희토류 등의 공급망 재편에 나섰고 중국 역시 미국에 맞선 공격적 투자로 국가 R&D 분야 예산을 연 7% 이상 확대했다”며 “미국과 중국 외에도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응한 핵심기술 선점과 기술 블록화 경쟁에 이미 뛰어든 상황으로 주변국인 일본의 경우 인공지능·양자·생명·우주 분야에서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구축해 기술 블록화를 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대외적 여건 속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선 ‘지피지기(知彼知己)’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청장의 지론이다. 우선 어떤 기술 분야가 패권 다툼의 핵심이 될지를 분석하고 해당 분야에서 우리의 기술 수준을 파악해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키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실행력을 담보한 추진력이 더해질 때 기술패권 시대 경쟁에서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청장은 강조한다.
무엇보다 특허정보를 제대로 활용하는 과정이 핵심특허를 확보하고 주변국과 특허경쟁을 회피하는 전략을 수립하는데 선결과제가 될 것으로 김 청장은 내다본다. 이를 위해 특허청은 특허 기반 연구개발(IP-R&D) 과제와 이를 뒷받침 할 예산을 지난해 690건에 385억원에서 695건에 400억원으로 늘렸다. 특허분석을 확대해 유망 R&D 과제를 도출하고 원천·핵심특허 확보를 위한 특허 기반 연구개발 지원을 강화한다는 의미에서다.
◆첨단 핵심기술 분야에서의 지식재산 보호방안=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의 화두는 첨단기술의 선점과 보호다. 김 청장은 “지식재산 데이터를 활용해 핵심기술을 찾아내고 선점하는 체계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며 “이를 위해 지식재산 데이터의 범국가적 활용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법으로 ‘산업재산 정보관리 및 활용 촉진법’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가적 중요성이 높은 핵심기술을 도출하기 위한 주력·新산업 분야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확대하고 국내 기업이 우수 특허를 확보해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기업의 혁신 노력이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는 강력한 보호체계를 구축하는 것에도 무게 추를 더할 방침이다.
김 청장은 “혁신기술이 활발하게 개발될 수 있게 메타버스 내 상표와 디자인,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NFT) 관련 부정경쟁행위 등 디지털 대전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새로운 유형의 지식재산을 선제적으로 보호하는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NFT는 메타버스와 함께 미래 디지털 경제의 핵심요소로 꼽히며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특허청은 NFT가 지식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검토하기 위해 전문가 협의체를 발족한 상황이며 앞으로는 정책연구용역도 수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식재산 분야 사회적 약자 보호방안=우선 특허청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주요 기술의 유출과 침해를 막기 위해 기술경찰인력을 지난해 15명에서 22명으로 확대하고 전담조직을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국정원과 공조해 국내 중견기업의 영업비밀 유출을 수사해 해외기업 브로커를 포함해 7명을 검거, 반도체 생산설비 핵심기술의 해외유출을 사전에 차단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처럼 국가 주요 자산이 될 핵심기술의 보호방안과 함께 특허청은 사회적 약자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는 데도 역량을 더하고 있다.
김 청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됐던 ‘덮죽’ 사례처럼 소상공인 쌓아올린 신용에 무임승차하는 모방상표 출원 등이 빈번하게 발생해 소상공인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대부분 피해가 발생한 후에야 상표등록의 필요성을 인지한 경우로 혹여 필요성을 인지했더라도 비용부담, 시간적 제한 등으로 상표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많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특허청은 서울·경기·인천 등 전국 13개 지역에 설치된 지식재산센터를 통해 소상공인 대상의 지식재산 기초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지식재산권 출원비용과 컨설팅을 함께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김 청장은 설명했다.
특허청은 유명인의 초상과 성명 등에 대한 재산적 가치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해 지식재산권 범위를 넓히기도 했다. 이는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을 통해 오는 6월 7일부터 ‘퍼블리시티권 보호제도’가 시행되면서 가능해진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오를까 떨어질까 불안하다면…"주가 출렁여도 따박...
퍼블리시티권 보호제도는 유명인의 초상과 성명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근거로 특허청은 제도가 시행되는 시점부터 행정조사가 가능해진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