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퇴임 앞둔 文 대통령 양산 사저 현장 가보니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주철인 기자]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냥 대통령으로 끝나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임기 후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잊혀진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문 대통령이 선택한 곳은 ‘평산마을’이다.
16일 기자는 문 대통령이 퇴임하는 5월부터 거주할 곳으로 알려진 사저를 찾았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회관에서 걸어서 4분 가량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준공을 한 달여 앞둔 문 대통령 사저에 닿는다.
건물은 전반적으로 남향으로 설계됐고 책을 엎어놓은 듯한 지붕에 밝은 회색과 흰색을 조합해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모양새다. 수수한 분위기인 건물 외형은 사저로 말미암아 마을에 특별한 변화가 생기는 것보다 주민 한 사람으로 함께하길 바란다는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저는 막바지 공사로 분주했다. 진입로에는 인부들이 마무리 공사에 여념이 없었다. 그 뒤로는 쉴 새 없이 작업 중인 굴착기도 보였다. 사저 왼편과 뒤편의 경호처 공사도 작업자 10여명이 골조 및 외부단열 공사를 진행하는 등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사저는 현재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공조, 전기 공사 등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저 건축 설계는 문 대통령의 50년 지기인 건축가 승효상 씨가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마을 묘역을 설계·건축했던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이다.
사저는 양산시 중에서도 ‘영남 알프스’에 속한 영취산 자락에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통도사까지 약 7분(4㎞),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까지 50분(56㎞), 2019년 10월 별세한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잠든 하늘공원(천주교 공원묘원)까지 22분(14㎞), 기존 매곡동 사저까지 40분(35㎞) 정도 걸린다.
문 대통령 사저는 평산마을 다른 주택들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다. ‘평산(平山)’이라는 이름처럼 사방이 산과 계곡으로 둘러싸인 매곡마을보다 열린 지형이지만 김해 봉하마을과 달리 좁은 길과 경작지, 민가가 모여 있다.
‘대통령 마을’로 큰 변화를 불러오기보다 ‘좋은 이웃’이 되길 바라는 문 대통령에게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셈이다.
마을 주민들은 아직은 대통령을 어떻게 환영할까 보다는 생업에 전념하는 편이었다. 한 마을 주민은 “등산로와 도로가 재정비되고 주차장이 들어서면 부동산 가격이 조금 오르지 않을까 기대된다”라며 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주민은 문 대통령과 이웃이 된다는 사실에 기대와 우려를 함께 나타냈다. 60대 A 씨는 “경호 인력이 상주한다니 치안은 좋아지겠지만 벌써 사저가 어디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문 대통령이 내려오면 조용하던 동네가 시끄러워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사저 주변에는 기반시설이 대폭 확충될 예정이다. 양산시는 교통체증에 대비해 도로와 주차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통도환타지아 입구에서 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지산리 사거리까지 1㎞ 구간을 폭 12m로 확장하고, 지산마을까지는 왕복 2차로 도시계획도로 정비와 함께 인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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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이와 함께 사저 일대에 2.5㎞ 구간의 둘레길을 조성해 관광 자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가로환경 개선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용역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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