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反中 정서 고조, 슬기로운 對中 외교전략은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김치, K-팝, K-드라마… 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크리스토퍼 델 코르소 주한 미국 대사대리 트위터 글)
"(한복) 이러한 전통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주한 중국 대사관 입장문)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이 서울 외교가에서도 번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주한 미국 대사관과 중국 대사관이 한복 논란에 가세하면서 더욱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 무대에서 빅2인 미국과 중국이 정치, 사회, 경제, 인권 등의 주요 이슈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 듯 서울 한복판에서 한복 논란을 계기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코르소 대사대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 등으로 국내에서 반중국 여론이 거세지면서 한복이 한국문화임을 강조하는 글을 지난 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자신의 트위터에 "한국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라며 "김치, K-팝, K-드라마… 한복은 말할 것도 없죠"라는 글을 한국어와 영어로 올렸다.
코르소 대사대리는 한복을 입고 ‘손가락 하트’를 하는 등의 사진을 함께 올리고 ‘한국의 원조 한복’이라는 뜻의 해시태그(#OriginalHanbokFromKorea)도 달았다. 중국이 한국 고유 문화인 한복을 자국 문화로 전유하려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한국의 입장에 동조를 밝힌 셈이다.
이에 대해 중국 대사관은 한국 내 반중 정서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주한 중국 대사관은 같은 날 "문화공정, 문화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입장문에서 "중국의 각 민족 대표들이 민족 의상을 입고 베이징 동계올림픽이라는 국제 스포츠 대회와 국가 중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그들의 바람이자 권리"라며"중국 조선족과 한반도 남북 양측은 같은 혈통을 가졌으며 복식을 포함한 공통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전통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한복 문화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중국내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의 전통인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문제는 베이징올림픽 한복 논란에 이어 쇼트트랙 판정 논란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 반중 정서가 위험 수위에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정치권에서도 다음 달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서인지 여야 가릴 것 없이 중국 비판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즉각적인 우려의 입장을 내놨다. 주한 중국 대사관 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9일 "일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은 중국 정부와 베이징 올림픽 전체를 비판하고 심지어 반중 정서까지 선동하고 양국 국민감정을 악화시키고 중국 네티즌의 반격을 불렀다"고 반박했다. 한국의 반중 정서의 원인을 언론과 정치인들에게 돌린 셈이다.
하지만 한반도에서의 미·중 갈등 고조와 반중 정서 심화는 새해 들어 북한이 미사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외교적으로 득이 될 게 없다. 한반도에서 미·중이 대립할 경우 북핵·미사일 등 대북 문제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올림픽에서의 중국의 부당한 태도에 대해 우리 정부가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지나친 반중 정서는 양국 외교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도 할 이야기는 해야겠지만 북핵, 경제 등의 문제를 고려해 중국과 다양한 채널과의 의사 소통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더 시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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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이야말로 슬기로운 대중국 외교 전략을 잘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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