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빠른 사과'로 대처…잦은 사과로 인한 진정성 부족이 문제점으로 꼽혀
윤석열 '신중함' 보여…평론가 "팩트보다 정치가적인 면이 더 중요"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 제공=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가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사진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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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지난 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배우자 김혜경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에 대해 사과문을 냈다. 첫 보도가 나온 지 6일 만이다. 같은 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의 '안희정' 관련 발언으로 상처 입은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사과를 했다. 사건이 불거진 지 2주가 지난 시점이다. 이처럼 대선을 약 한 달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악재를 둘러싼 '대응 방식'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이 후보의 '빠른 사과'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가벼움'에 대해 지적했고, 윤 후보는 '사실에 기반한' 부분을 따지는 법률가적 면모를 버리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3일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당시 도청 총무과 소속 사무관 배모 씨가 김혜경씨의 약 대리 처방·수령, 음식 배달 등 부당한 지시를 했다는 전 도청 소속 비서의 주장과, 김혜경씨가 이른바 '카드깡' 방법으로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용해 소고기·초밥 등을 구매했다는 했다는 의혹에 대한 사과다. 이를 놓고 김혜경씨 또한 발 빠르게 대처했다. 이 후보보다 하루 빠른 지난 2일 김혜경씨는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서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빠른 사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2월 장남의 불법도박 및 성매매 의혹 기사가 나오자 이 후보는 당일 오전 입장문을 내면서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하여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 '조카 변론' 과거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발언을 하며 오히려 논란을 키웠던 과거 사례를 반영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반면 윤 후보의 경우 악재가 터지면 '사실관계 파악'을 우선한 뒤 고심 끝에 직접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TV토론 도중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녹취록 공개로 고통 받고 있는 피해자 김지은씨에게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할 용기가 있는가"라고 묻자 "상처를 받으신 분에 대해서는 김지은씨를 포함해서 모든 분들에게, 공인의 아내도 공적 위치에 있으니까 사과를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김건희씨는 지난달 16일 공개된 '7시간 통화'에서 "안희정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석열)는 안희정 편"이라며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씨보다 안 전 지사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윤 후보는 김건희씨의 학력·경력 위조 의혹에 대해 사과할 때도 신중한 모습을 나타냈다.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한번 물어보라.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라며 "채용비리라고 하는데 (시간강사는) 이런 자료를 보고 뽑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내용이 좀 더 정확하게 밝혀지면 제대로 된 사과를, 이런 점을 인정한다고 사과를 드려야지, (사건의 진상을) 잘 모르면서 사과하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라고 얘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되자 그는 날을 잡고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하다"라는 공식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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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평론가들은 사안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사과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빨리 사과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며 "(윤 후보 같은) 법률가들은 팩트가 중요하지만 정치가들은 여론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슈가 터지면 빨리 사과해서 수습부터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후보의 경우 잦은 사과와 진정성 없는 듯한 모습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사과는 바로 하는 게 좋지만 너무 남발하는 것도 좋지 않다"며 "한 번 할 때 정중하게 하고, 반성과 진정성이 있어야 유권자들이 눈여겨 볼 텐데 너무 자주 하니 '이거 진짜 사과 맞아?'라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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