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마도'가 만드는 시장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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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아마도?"


가상화폐 업계를 취재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럴 만도 하다. 어느 누구도 명확한 기준이나 규제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업계는 경제학원론 첫 장에 나오는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라 시장이 정화되길 기도하는 듯하다. 같은 정보를 쥐고 있는 개인들이 자유롭게 의사결정하는 체제 말이다.

게임업체 위메이드 위메이드 close 증권정보 112040 KOSDAQ 현재가 20,700 전일대비 1,200 등락률 -5.48% 거래량 205,272 전일가 21,900 2026.05.15 15:30 기준 관련기사 위메이드, 中 킹넷과 미르 IP 로열티 미지급 분쟁 화해 종결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 글로벌 버전 내달 7일 스팀 출시 [주말엔게임]"WBC와 함께 해볼까?"…시즌 앞두고 야구 게임 기대감↑ 가 예고 없이 자체 발행한 가상화폐 ‘위믹스’를 대량 매도했다. 지난 10일 하루에만 위믹스는 18.56% 떨어지는 등 시장에 준 충격은 컸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구체적인 매도 규모와 시기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위믹스 매도로 확보한 자금을 기업을 위해 쓰겠다는 기업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해야 했다.


자본시장 정보의 기초를 담고 있는 재무제표는 어떨까. 현재 국내에선 가상화폐를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하는 게 통용된 방법이다. 변동성이 주식 못지 않지만 금융자산에 포함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금융자산으로 보기 부족한 지점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회계학회는 특정 시기의 가치를 매길 수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탈중앙화된 가상화폐와 달리 기업이 자체적으로 발행해 자금 조달하는 가상화폐는 충분히 금융자산으로 볼 여지가 있다.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보니 명확한 기준도 없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발행된 위메이드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604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 위믹스의 전체 시총은 1조5160억원이다. 괴리가 큰 이유는 ‘아마도’ 분기 말 종가를 기준으로 업데이트하는 금융자산과 달리 발행가나 시초가를 기준 삼았기 때문이다. 혹은 ‘아마도’ 이미 위믹스를 대량 매도해 보유량 자체가 적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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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경제의 원형대로 모든 사람들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보불균형을 최대한 막아내는 것이 국가와 사회의 역할이다. 지금도 투자자들은 ‘아마도’를 되뇌며 투자한 가상화폐와 발행 업체를 믿고 있다. 참고로 경제학원론을 조금만 더 넘기면 정보비대칭성에 의한 ‘시장 실패’가 나온다. 투자자의 믿음에 보답하는 길은 정보 공개를 통한 시장 실패를 막는 것이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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