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집 근처 임시 선별진료소에 들른 적이 있다. 저녁 7시를 넘은 늦은 시간, 매서운 겨울 추위에도 불구하고 대기 줄이 족히 200m는 돼 보였다. 사람들은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가 위치한 구청 건물을 한 바퀴는 빙 돌아야 했다. 대기 인원을 보니 조만간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뒤로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오는 31일이면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된 지 꼭 2년이 된다.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이 전염병이 이렇게까지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한 이는 거의 없었다. 2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코로나19가 과연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면서 환자 수는 더욱 치솟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44만명으로 종전 최고를 경신했다.
올해 초만 해도 인류는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곧 승기를 잡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백신 보급의 불균형, 백신 거부감이 맞물리며 접종률이 지지부진한 사이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등장했다. 오미크론의 입원 위험이 기존 델타 변이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는 하지만 확진자가 통제불능 상태로까지 늘어난다면 의료시스템은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우세종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도 우세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아직 오미크론의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다 보니 경제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도 내년 사업 계획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낯선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지난 주말 크리스마스를 맞은 뉴욕시의 명품 매장은 쇼핑객들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명품 매장 바로 옆 임시 코로나19 검사소에서도 긴 줄이 늘어섰다. 이 서로 다른 2개의 줄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2년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국은 연일 수십만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중에서도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 올해 미국의 연말 쇼핑 시즌(11월1일~12월24일)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올해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백화점은 모두 10곳으로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났다.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경우 업종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 전문가들도 앞으로 경제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글로벌 기업 경영진의 72%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으로 인해 퇴직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같은 날 동시에 오미크론발 경제 침체를 우려하는 기사와 뉴욕 증시 최고 경신 소식을 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팬데믹 3년차는 이전과는 또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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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리엄 웹스터 사전이 뽑은 2021년의 단어는 ‘백신’이었다.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회복력(resilience)’을 내년의 키워드로 꼽고 있다. 오미크론의 혼돈 속에서도 내년엔 새로운 희망이 싹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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