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 모금] 격렬한 시적 혁명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하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하다’
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일상적인 언어로 최고의 시적 경지를 보여준 20세기 미국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선집이 국내 최초로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시인으로서 최초로 ‘내셔널북 어워드’ ‘퓰리처상’ 등을 받은 그의 여러 시집이 담겼다. 20세기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는 미국의 에즈라 파운드가 “단 한 행도 무의미한 부분이 없다”고 했던 ‘원하는 이에게’를 비롯해 ‘신 포도’ ‘봄 그리고 모든 것’ 등 1938년까지의 작품이 수록됐다.
꽃잎 가장자리에서 하나의 선이 시작된다
하염없이 가늘고 하염없이
단단한 그 강철의 존재가
은하수를
뚫고 들어간다
접촉도 없이-거기에서
올라간다-매달리지도 않고
밀지도 않고-
멍 들지 않은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속 ‘그 장미’ 中
너무나 많은 것이
기댄다
빨간 외바퀴
수레에
반짝반짝 빗물
젖은
그 곁엔 하얀
병아리들.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속 ‘그 빨간 외바퀴 수레’ 中
오늘 나는 왜 글을 쓰는가?
우리의 별 볼 일 없는 이들
그 끔찍한 얼굴의
아름다움이
나를 흔들어 그리하라 하네.
까무잡잡한 여인들,
일당 노동자들-
나이 들어 경험 많은-
푸르딩딩 늙은 떡갈나무 같은
얼굴을 하고선
옷을 벗어던지며
해질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꽃의 연약함이 공간을 관통한다’ 속 ‘사과’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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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지음 | 민음사 |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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