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분유업계…단백질로 몸집 키운다
저출산·중국 수출 급감
국내생산 4년만에 35%↓
매일유업 뉴트리션 브랜드
'셀렉스'로 단백질시장 개척
남양 오너리스크 장기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시급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내외 분유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국내 분유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출산이 고착화된 가운데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분유 수출도 급감하면서다.
4년 만에 분유 시장 1/3
15일 관련 업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분유 생산액은 1720억원 규모로 2016년 2600억원 대비 약 35% 감소했다. 2016년 4월 이후 신생아 수가 매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출산율이 1명도 되지 않는 저출산의 고착화로 매년 분유시장이 감소한 영향이다. 생산량도 크게 줄어 2016년 한 해 5만8400여t에 달하던 분유 생산은 2020년 1만8815t으로 급감했다.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인해 수출이 급감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국내 분유 수출의 약 74%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량은 지난해 6142t으로 2016년 8537t 대비 약 28% 감소했다. 한한령과 더불어 유럽산이나 중국 현지 브랜드와의 경쟁도 치열해지며 국내 분유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중국 다음으로 분유 수출 규모가 큰 베트남 시장으로의 수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이 업계로서는 위안이다. 지난해 베트남 시장으로의 분유 수출 규모는 1046t으로 2016년 대비 116% 성장했다. 최근 자녀 성장에 관심이 높아지며 한국산 프리미엄 분유에 대한 신뢰도와 인지도가 빠르게 높아진 영향이다.
매일유업, 단백질로 성장
분유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는 가운데 업계 1, 2위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표정은 엇갈렸다. 매일유업이 빠르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가운데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가 길어지며 양사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10월 ‘매일헬스 뉴트리션’이라는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 ‘셀렉스’라는 제품을 출시, 단백질 시장을 개척했다. 셀렉스는 2019년 매출 250억원에서 지난해 5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 다수의 기업이 단백질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졌음에도 셀렉스는 시장 선점 효과로 올해 매출 규모 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일유업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실적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매일유업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21억7428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930억7228만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올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영업이익은 6.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양, 사업 재편 시급
‘불가리스 논란’ 이후 분유시장 1위 자리를 내준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가 장기화되며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전체 제품 매출의 20%를 분유가 차지하고 있는 남양유업은 분유시장이 줄어들수록 더 큰 타격을 입는 구조다. 남양유업의 영유아식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9%로 1위였다. 하지만 해마다 점유율이 하락하며 2020년에는 16.8%를 기록했으며, 2021년 8월 기준으로는 15.1%까지 하락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58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106억원으로 1.5% 감소하고 당기순손실은 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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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 관계자는 "분유시장의 절대적인 규모가 지속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단백질 등 신규 수요를 창출해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해외 수출이 활력을 찾지 않는 이상 분유 사업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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