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제대로 되는 법이 없다" 방역패스 혼선에 시민 불만
시행 첫날 시스템 오류…질병관리청 "13일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을 것"
방역패스 위반시 이용자 '10만원', 사업주 '1차 150만원·2차 300만원' 과태료 부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 "서버 긴급 증설"→이틀째 오류에 '혼란' 지속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3일 점심시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을 찾은 손님이 질병관리청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 애플리케이션 오류 발생으로 백신 접종 증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다중이용시설 등에 적용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제도가 계도기간을 마치고 13일 본격 시행됐지만, 시행 첫날 전자증명 시스템 오류 등으로 방역패스 적용에서 제외됐다.
QR코드 전자증명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해 이날 오전 11시 40분께부터 전국 곳곳에서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전자예방접종증명(COOV·쿠브)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정부의 사전 준비가 미비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날 식당·카페 등에서는 자영업자와 점심시간대 가게를 찾은 손님이 피해를 입는 등 혼선을 빚었다. 곳곳에선 "밥을 못 먹을 뻔 했다", "식당 업주와 아르바이트생은 손님들이랑 입구에서 실랑이 벌이고 난리도 아니었다" 등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반발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질병관리청은 이날 저녁 "13일은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며, 빠른 시일 안에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방역패스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이용자는 10만원, 사업주는 150만원(1차 적발시)과 300만원(2차 적발시)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돼 있어 관련 민원이 계속된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코로나19 백신 사전 예약 당시 접종 시스템에 잇따라 문제가 발생해 큰 불편을 겪은 일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백신 예약 때도 그렇고 정부는 꼭 한 번에 해내는 법 없이 문제가 발생한다"며 그간 쌓인 불만을 토로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대학생 정모씨(24)는 "지난 백신 예약 때 부모님 접종을 위해 엄청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언제까지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개시할 것인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김모씨(37)는 "이번에도 이럴 줄 알았다. 도대체 제대로 하는 게 뭐냐"면서 "안 그래도 시행 전부터 반대가 높았던 사안인데 이런 식이면 자리 잡기 어려울 것 같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선 시행 전 일주일간의 계도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계도기간 동안 뭐했나. 시간 계산 잘해서 애초에 넉넉하게 잡았어야 한다. 우리가 일주일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기들끼리 정해놓고는 이게 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거센 비판이 나왔다.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방역패스 의무화 조치 첫날인 오늘(13일) 오전부터 네이버·카카오·쿠브의 QR체크인 시스템에서 모두 오류가 발생해,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은 직장인들은 QR체크인을 못해 들어가지 못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며 "정부는 제대로 준비도 안 된 대책을 지키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병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4일 논평에서 "방역패스 과태료 시행 첫날, 백신 QR코드 먹통으로 대혼란이 일어났다"며 "질병청은 방역패스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위해 1주일의 계도기간을 두었다. 국민은 정부 방침에 따라 철저히 방역패스 시행을 준비했지만, 정작 정부가 손을 놓고 있던 탓에 혼란이 가중되었다"고 지적했다.
윤영희 국민의당 부대변인도 "방역 패스를 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온 국민을 겁박하더니 정작 정부는 서버 과중을 예견하지 못하고 스스로 방역을 패싱 했다. 종일토록 국민은 불편하고 소상공인은 점심, 저녁 장사를 망쳤다"고 일갈했다.
정부는 방역당국에 재발방지 조치를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전날 발생한 오류 사태에 대해 "국민 여려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어제(13일)는 방역패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한 첫날이었으나 특정 시간에 앱 사용자가 몰려 접속 부하가 생겼다"며 "백신접종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쿠브 앱과 전자출입명부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청 등 방역당국에서는 시스템을 조속히 안정화하고 재발방지 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긴급 조치에 나선 질병관리청은 14일부터 정상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관리청은 "야간에 서버 긴급증설 작업 및 서비스 최적화 작업을 수행했으며, 보다 원활하게 발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14일 점심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같은 문제로 방역패스의 원활한 진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틀째 이어진 혼란에 현장의 반발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이 같은 시스템 오류 등으로 인한 방역패스 미확인에 대해선 벌칙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시스템 문제로)적절하게 증명을 하지 못한 국민이나 사업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미확인 과정에 대해 벌칙을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각 지자체(지방자치단체)와 점검·감독 행정기관에 사전 조치를 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이어 "오늘, 그리고 계속적으로 과부하 등 문제로 시스템 작동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에서의 (방역패스) 미확인 사례에 대해선 단속과 신고에 따른 벌칙 적용이 계속 유예되고 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