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법' 전부개정안 국회 통과… 국제재판관할 관련 규정 35개 신설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외국인이나 외국 기업이 소송 당사자가 되는 등 외국과 관련된 민사재판이나 상사재판의 재판관할과 준거법(사건에 적용되는 근거 법률)의 기준을 정한 국제사법이 대폭 개정된다.
10일 법무부는 현행 국제사법 62개 조문 중 7개 조문을 정비하고,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35개 조문을 신설한 국제사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의 초점은 외국과 관련된 민사사건의 재판을 어느 나라 법원이 재판할 권한을 갖는지, 즉 국제재판관할을 상세히 규정하는 데 맞춰졌다.
현행법은 외국이 관련된 민사사건에 한국법과 외국법 중 어느 나라 법을 정용할지(준거법) 문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상세한 규정들을 두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나라 법원이 재판권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제2조(국제재판관할) 원칙 규정 하나가 전부였다.
현행 국제사법 제2조는 1항에서 '법원은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는 경우에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 이 경우 법원은 실질적 관련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국제재판관할 배분의 이념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같은 조 2항은 '법원은 국내법의 관할 규정을 참작하여 국제재판관할권의 유무를 판단하되, 제1항의 규정의 취지에 비추어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제2조 1항에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신속 및 경제' 등 법원이 재판 관할을 결정하기 위해 '실질적 관련'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기준이 되는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그동안 축적된 대법원 판례가 제시한 기준을 법에 명시한 것이다.
이 밖에도 개정안은 국제재판관할에 관한 15개 총칙 규정과 20개 각칙 규정을 신설했다.
먼저 신설된 총직 규정은 ▲일반관할, 관련사건의 관할, 반소관할, 합의관할, 변론관할, 전속관할 등 민사소송법상 관할 관련 규정에 대응하는 규정 ▲국제적 소송경합 ▲합리적인 국제재판관할 배분을 위한 국제재판관할권 불행사 ▲보전처분·비송사건의 관할 등 이다.
개정안은 '대한민국에 일상거소가 있는 사람'이나 '주된 사무소·영업소가 대한민국에 있는 법인'에 대한 소는 대한민국 법원에 관할이 있다고 일반관할을 규정했다. 또 '대한민국에 사무소·영업소가 있는 사람·법인·단체에 대한 대한민국에 있는 사무소·영업소의 업무와 관련된 소는 대한민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특별관할을 정했다.
청구의 목적이나 담보의 목적인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거나, 압류할 수 있는 피고의 재산이 대한민국에 있는 경우에도 재산소재지인 대한민국 법원이 특별관할을 갖도록 했다.
또 개정안은 ▲실종선고 등 사건 ▲사원 등에 관한 소 ▲지식재산권 계약·침해에 관한 관한 소 ▲계약·불법행위에 관한 소 ▲친족·상속에 관한 사건 ▲어음·수표에 관한 소 ▲해상 사건 등 사건 유형별 특별관할 규정 20개를 신설하고 기존 2개 조문을 정비했다.
국제사법은 2001년 기존 '섭외사법'이 전면 개정돼 만들어진 법이다. 당시 입법자들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의가 성숙된 준거법 부분은 상세한 규정을 뒀지만, 당시 논의가 진행 중에 있던 국제재판관할 부분은 일반원칙만 규정했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이로 인해 금까지는 외국과 관련된 법률분쟁에서 어느 나라 법원이 재판 권한을 가지는지, 특히 우리나라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기 전까지는 확실히 알기 어려웠다.
때문에 일단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뒤 한국 법원에 관할권이 없어 소가 각하되면 다시 다른 나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국제재판관할에 대한 예측가능성 부재가 불필요한 법률비용을 발생시켜 우리 기업과 국민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법무부는 2012년 국제사법 개정 방안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약 6년에 걸쳐 학계, 법원 등과 함께 심도 깊은 논의를 거쳐 이번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으로 준거법과 달리 국제재판관할에 관해서는 규정이 미비해 불완전했던 국제사법의 체계가 완비됐고, 이로써 외국과 관련된 분쟁을 해결하는 데 있어 우리나라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높아져 법률비용을 줄이는 등 우리 기업과 국민의 편익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개정 법률의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해 해설 자료 발간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국제재판관할 규칙이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세계 1등하겠다"더니 급브레이크…"정부 믿고 수...
개정 국제사법은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공포되며, 공포된 날부터 6개월 후 시행될 예정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