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예산이 올해 본예산 대비 11조원, 추경예산 대비 4조7000억원 늘었다고 한다. "학생 수가 줄어도 예산은 계속 증가하는 교부금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들린다.
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를 재원으로 한다. 내국세 예산이 늘면 수요와 관계없이 교부금도 같이 늘어난다. 학생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교부금법 때문에 교부금을 줄이지 못하다가, 내년도 예산이 11조원이나 증가하자 기획재정부가 개선의 필요성을 들고 나섰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하면 2020년은 전년 대비 1000억원 증가에 그쳤고 2021년은 2조1000억원 줄었다. 반면, 인건비 비중이 60%에 달하는 시도교육청의 연간 인건비 증가 규모는 2조원에 이른다. 고교무상교육 실시로 주요 자체수입원인 고교 입학금·수업료 수입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교부금이 2조원 이상 늘지 않으면 경직성 경비인 인건비 증가분 때문에 운영비나 시설비를 줄여야 하고 결과적으로 교육활동이 위축된다.
내년도 교부금 증가분 11조원의 진실은 이렇다. 추경 편성이 연례화된 요즘 상황에서는 본예산이 아닌 최종예산을 기준으로 따져봐야 한다. 최종예산으로 보면 전년 대비 2020년은 1조7000억원 감소, 2021년은 6조1000억원 증가, 2022년은 4조7000억원 증가다. 매년 인건비 증가분 2조원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2020년은 3조7000억원 감소, 2021년은 4000억원 증가, 2022년은 2조7000억원 증가가 된다.
결국 2020~2022년까지 3년 동안 인건비를 제외한 예산은 2년간 실질 증가분 합산액인 3조1000억원만큼 늘어난 셈이다. 3년간 인건비를 제외하고 연평균 1조원이 늘었다면 이는 정상적인 교부금 증가 추세다. 교부금 증가 11조원은 과도한 것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는 기재부가 내국세 예산을 반복적으로 경정하면서 만들어낸 착시효과에 불과하다. 내년에 늘어날 것만 문제삼고 최근에 감소한 것에는 함구했다. 이는 불합리한 교부금제도 때문이라고 탓할 일이 아니며, 부정확한 내국세 추계를 반성할 일이다. 즉, 교부금 개편의 논거가 아니라 세수 추계의 정확성을 높여야 할 논거다.
기재부 잘못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에 부가가치세의 지방소비세 이전비율을 높임에 따라 내국세 총액이 감소해 교부금 결손이 생겼다. 과거에는 이럴 때 교부율을 높이거나 지자체 전입금을 늘려 보전해왔으나, 내년 예산에는 보전분이 반영되지 않았다. 학생 수가 줄어든 데다 교부금이 11조원이나 늘었으니 보전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학생 수가 줄면 당연히 재정수요도 줄어야 한다. 그러나 학생 수 감소가 곧 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교육여건이 최적 상태여서 추가적인 교육여건 투자가 불필요하고, 학생 수 감소가 학급 수와 교원 수 감소로 이어질 때라야 재정수요가 줄어든다. 지금은 최적의 교육여건도 아닐 뿐 아니라 학급 수와 교원 수는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환경 개선은 물론이고, 스마트 교육과 고교학점제 도입 등 교육 프로그램 개편에 추가적으로 투자할 때다. 학생 수가 계속 줄면 결국 교부금도 줄여야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기재부 주장처럼 교부금이 많이 는 것도 아니고 학생 수 감소로 재정수요가 준 것도 아니라면, 지방소비세 개편으로 인한 교부금 결손은 반드시 보전돼야 한다. 이는 ‘재정분권추진방안’ 수립 당시 약속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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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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