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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만능시계" 믿었는데 경찰은 엉뚱한 곳으로…'유명무실' 스마트워치, 개선될까

최종수정 2021.11.30 15:38 기사입력 2021.11.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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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스마트워치, GPS 오류…피해자 신변보호 시스템 허점으로 지적
피해자 A씨, 스마트워치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500m 떨어진 곳으로 출동
4년 전에도 유사한 사건 발생한 바 있어
전문가 "스마트워치, 피해자 아닌 가해자가 착용해야…피해자 보호 위해 시스템 개발"

스토킹으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전 연인을 살해한 피의자 김병찬이 2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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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경찰의 피해자 신변보호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변보호를 받던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지급받은 스마트워치가 잘못된 위치값을 전송해 경찰이 현장과 떨어진 곳으로 출동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앞서 3년 전에도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경찰 스마트워치의 GPS 위치값 오류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피해자, 두 번이나 신고했지만…경찰은 엉뚱한 곳으로 출동 "골든타임 놓쳤다"


29일 오전 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스토킹 살인' 혐의를 받는 김병찬을 주거침입과 협박, 상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등 8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김병찬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신의 전 연인인 피해자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병찬은 교제하던 A씨와 헤어진 뒤 약 5개월 간 연락을 하고 폭언을 하는 등 스토킹 범죄를 지속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특수감금, 주거침입, 상해 등의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는 스토킹 피해 신고를 접수하고 지난 7일부터 경찰 신변보호를 받았다.

범행 당시 피해자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긴급 구조 신호를 보냈으나, 경찰이 사건 현장과 떨어진 서울 명동으로 출동하면서 '골든 타임'을 놓쳤다. 피해자의 스마트워치가 GPS 오류로 현장과 약 500m 떨어진 위치값을 송신했기 때문이다.


생전 A씨가 자신을 걱정하는 친구에게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를 내보이며 "나에게는 만능 시계가 있다. 바로 경찰서가 코 앞에 있어서 그나마 신이 도왔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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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워치 위치값 오류, 이번이 처음 아냐…전문가 "현존하는 기술로 최대한 피해자 보호해야"


스마트워치는 보복범죄 피해 우려가 있는 범죄피해자나 신고자의 신변보호를 위해 2015년 10월 스마트워치를 처음 도입됐다. 위급상황 발생 시 신고 버튼을 누르면 경찰은 피해자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술적 결함 문제로 인근 기지국 위치값만 확인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런 경우 2km가량 오차범위가 생길 수 있다.


이같은 문제는 4년 전부터 제기돼왔다. 지난 2017년 8월21일 부산 강서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던 피해자 B씨는 옛 동거남의 위협으로 경찰 신변보호를 받던 중 살해됐다. 당시 주점을 운영하던 피해자는 가해자가 주점으로 찾아오자 스마트워치 버튼을 눌러 신고했으나, GPS 오류로 인근 기지국 위치만 전송됐다.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경찰은 현장이 아닌 피해자의 집으로 출동했고, 결국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로 호출신호를 보낸 지 약 10분 뒤 흉기에 찔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에 권익위는 사건 발생 이듬해인 지난 2018년 1월, 경찰의 스마트워치 관리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권익위는 경찰이 스마트워치를 지급할 때 '실내에서는 위치오차가 발생해 정확한 위치를 표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착용자에게 충분히 알리고 스마트워치 관련 가상훈련·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한 개선 의견을 표명했다.


한편 스마트워치를 둘러싼 비판이 계속되자 경찰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 신변보호 강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스마트워치를 제대로 지급하고, 이를 통해 신고 시 기지국 위치값과 와이파이·GPS 위치값을 동시에 검색해 정확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또 기술적 결함으로 기지국 위치값만 확인될 경우 신고자의 주거지와 직장에도 함께 출동하기로 했다.


전문가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해야 하는 대상자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라고 봤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관리 대상으로 두는 게 맞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를 가해자가 착용하게 되면 사실상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와 유사하다. 전자발찌의 부착 대상자가 확대돼야 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전자발찌는 현재 대상자가 너무 많아 관리가 어려운 수준"이라며 "전자발찌는 법무부, 스마트워치는 경찰 소관이다. (스토킹범죄를) 전담하는 경찰이 관리하도록 하면 된다"고 답했다. 지난 7월 기준 전자발찌 착용 대상자는 4847명인 반면 이를 관리·감독하는 인력은 281명에 그쳐 인력을 충원해야 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이어 이 교수는 신변보호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존하는 기술로 최대한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피해자의 휴대폰과 전담경찰관을 연결하는 앱을 개발하거나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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