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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美에 철강 재협상 요구했다더니…정부의 '포스코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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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0년만에 서울에서 열린 한미 통상장관 회담 결과를 브리핑했다. 외국산 철강 수입을 제한하는 미국에 '철강 232조' 해결을 요구했다는 게 브리핑의 주요 내용 중 하나였다. 여 본부장은 모두발언에서만 '철강'을 무려 7차례 언급했다.


하지만 그 이전인 19일 한미 통상장관 회담 직후 열린 '민관 협력 세션'에 참여한 기업 면면을 보면 브리핑 내내 강조했던 정부의 철강 협상 의지가 의심스럽다. 양국 정부는 이 행사에 참여할 자국 기업을 3곳씩 선정했는데 우리 측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CJ, 한국무역협회가 참석했고 미국에선 제너럴모터스(GM), 3M, 페덱스가 참여했다. 포스코나 현대제철을 불러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우리 철강업계의 입장을 타이 대표에게 거듭 설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명단에선 이들 기업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당초 산업부는 포스코를 한미 민관 협력 세션에 참여시키려고 했으나 막판에 배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만에 방한한 미국 통상장관 면전에서 우리 철강업계가 철강 232조 철폐를 요구하는 것에 정부가 부담을 느낀 것 같다는 해석들이 나온다. 철강업계가 타이 대표에게 철강 232조 해결을 요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산업부가 막았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의 이 같은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면 미국의 철강수출제한 조치를 해결할 의지가 있긴 한지 의심스럽다.


미국 내에선 철강 수요가 급증하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현지에선 외국산 철강 수입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던 유럽연합(EU)은 미국과 철강 협상을 타결했고 일본은 협상을 개시했다. 아무리 힘이 빠지는 정권 말이라지만 우리 통상당국은 보이질 않는다. 알맹이 없는 브리핑 등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움직이는 통상전략과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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