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보호 중 흉기 피살' 30대 여성, 올해만 5차례 경찰 신고(종합)
데이트폭력 피해로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을 살해하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경찰에 붙잡혀 20일 오후 서울 중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의 신변 보호 중 살해된 30대 여성이 지난 1년간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 등 행위로 다섯 차례나 경찰에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6월 '전 남자친구가 짐을 가지러 왔다고 하며 집에 들어오려고 한다'는 내용으로 피해자 A씨가 첫 신고를 했다"며 "모두 다섯차례 신고를 해 동행 귀가와 분리 등 신변 보호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전 남자친구 B씨가 흉기를 휘둘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신고 내용에는 흉기 부분은 없다"며 "실제로 지금 아까 말한 것처럼 현장 경찰관이 출동했을 때 남자친구와 조우한 경우는 이달 7일과 6월 26일 두차례였다"고 밝혔다.
입건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피의자 B씨와 임의동행 했지만 피의자가 임의동행을 거부하면 (경찰이)강제할 수 있는 수단 없어서 피해자 보호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피해자 A씨는 5차례나 신고를 하는 동안 피해자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심리적 불안 상태를 보여서 당일 조사 받는 걸 원치 않았다"며 "일단 임시 숙소로 옮기는 조치를 했고 법원과 조율을 거쳐 20일 조사를 하기로 했다가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7일 피해자 A씨로부터 두 번째 신고를 받은 뒤 임시숙소에 머무르게 하고 즉시 법원에 A씨에 대한 100m 이내 접근 금지, 정보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스토킹 중단 경고 등 잠정조치를 신청했다. 법원은 이를 9일 결정했다. 신고 이후 임시숙소 등에 머물던 A씨는 8일에 주거지에 짐을 가지러 가야 한다며 신고해 경찰은 동행 및 집 비밀번호 변경, A씨에게 카드 회수 조치를 진행했다. 9일에도 A씨가 B씨 회사 앞에 왔다가 만난 뒤 헤어진 상황이라며 신고를 받았고, 경찰은 9일 B씨와 주거지 동행 방문 조치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고인과 유족, 국민께 사과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 서면자료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가장 큰 존재 이유로 하는 경찰조직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신 한 분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드리지 못한 부분에 대햐 국민의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고인과 유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은 경찰이 보다 정교하지 못하고 신속 철저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지 못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국민의 생명과 신체 보호'라는 경찰의 목적을 되새기며 중부서장 및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스토킹범죄대응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최대한 빠른 시간내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 유사 사례가 재발치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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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여성 B씨가 머리 부위에 흉기를 찔린 채 숨졌다. B씨는 소방대원이 출동했을 당시 의식은 있었으나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끝내 숨졌다. B씨는 데이트 폭력 신변보호 대상자였다. 그는 지급받은 스마트워치로 경찰에 두 차례 긴급 호출했다. 하지만 시스템적인 한계 등으로 인해 신고 위치가 잘못 표시되는 등의 이유로 인해 경찰의 출동이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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