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여가"…MZ세대 입사 1년도 안 돼 퇴사하는 이유[허미담의 청춘보고서]
코로나19에 취업한파?…올해 퇴사율 작년보다 늘었다
MZ세대 신입사원 10명 중 3명 "입사 1년 안 돼 이직 결심"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 중견기업 2년 차 직장인 김모씨(28)는 1년여의 취업 준비 기간 끝에 선망하던 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부터 퇴근 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등 틈틈이 이직을 준비 중이다. 김 씨는 "잦은 야근으로 인해 내 생활이 없어졌다. 이른 아침에 출근했다가 밤늦게 퇴근해 집에 도착하면 잠만 잔다"라며 "인생이 즐겁지 않다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의 연봉보다 적은 돈을 받더라도 휴식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는 회사에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이후 취업난이 가중되는 등 청년들의 구직활동은 더욱 어려워진 가운데 퇴사율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직이나 퇴사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퇴사율은 더욱 늘어난 것이다. 특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중 일부는 1년도 채 안 돼 퇴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기업 538개사를 대상으로 '상반기 퇴사율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퇴사율은 평균 15.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퇴사율(13.9%)보다 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퇴사율이 증가한 기업들은 주요 원인으로 ▲MZ세대 중심 조직은 이직·퇴사를 비교적 쉽게 하는 편이라서(41.3%·복수응답)를 꼽았다.
이어 ▲코로나19로 회사 실적과 재무 상태 악화(22.3%) ▲외부 평판 등 조직문화 개선이 쉽지 않음(21.2%) ▲초과근무 증가 등 근무 환경 악화(16.8%) ▲올해 업황이 급속하게 나빠짐(15.6%) 등 경영상 문제로 퇴사자가 늘어났다고 파악했다.
MZ세대가 이직·퇴사를 타 연령대에 비해 쉽게 하는 이유는 이들의 성향과 연관 있다. 이들은 일보다는 본인의 삶을 중시하며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소속감이 낮다. 또 MZ세대는 월급만으로는 부를 축적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며, 선배 세대와 달리 조직에서 성공하지 않고 다른 일을 통해 행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는 6개월 차 직장인 이모씨(26) 또한 최근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직장 내 수직관계가 너무 심하고, 상사에게 의견을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만두기로 했다"며 "상사와의 소통도 원활하게 안 되는데, 내가 여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20·30대 남녀 직장인 343명을 대상으로 '첫 이직 경험'에 대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5%가 이직을 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37.5%가 입사 1년이 채 되지 않아 퇴사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MZ세대들은 워라밸, 급여 등 좋은 조건을 가진 회사를 찾아 움직이고, 자신이 회사에서 성장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바로 퇴사를 결심하는 셈이다. 일부는 취업과 동시에 퇴직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를 일컬어 '퇴준생'(퇴사+취업준비생)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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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점 흐릿해지면서 이직을 꿈꾸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한 직장에 오래 머무르는 평생직장 개념이 확고했다. 그래서 이직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라며 "그러나 지금 젊은층은 다르다. 이들은 자신의 기대치를 직장이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직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다른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면 이직을 결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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