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아주는 정부…'햇살론15·17' 대위변제 153% 폭증
8월 햇살론15(17) 대위변제 2만8364건
지난해 전체 1만1193건보다 2배 넘게 ↑
가압류·소송 건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담당기관 "구상채권 등 안정적으로 회수"
부산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상호씨(49·가명)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부동산을 가압류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특별송달로 받았다. 저축은행에서 햇살론을 받았다가 소득이 없어 2달 넘게 연체하자, 보증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대위변제 실시 후 후속조치를 취한 것이다. 청구 금액은 약 790만원. 김씨는 "채무완납이 어려운 상황이라 신용회복이나 개인회생 절차를 고려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정책서민금융을 이용한 취약계층의 빚을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도 제때 상환하지 못해 가압류·가처분이나 소송까지 당하는 차주도 폭증 추세다. 다만 일부 차주의 도덕적 해이일 가능성도 있어 적절한 수준에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등을 통해 제출받은 ‘최근월, 연도별 사후조치 현황’에 따르면 ‘햇살론15(17)’의 대위변제 건수는 지난 8월 2만8364건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건수(1만1193건)보다 이미 153.4%(1만7171건) 많다. 금액도 769억원에서 1761억원으로 992억원(128.9%) 늘었다.
대위변제란 정책금융기관이 햇살론을 취급한 은행에 연체자 대신 돈을 갚아주는 행위로 대표적인 사후조치 중 하나다. 대위변제 후 연체자에게 채권보전조치(가압류·가처분)를 명령하거나 소송을 진행하는 절차도 있다.
햇살론15(17)와 ‘안전망대출II’의 채권보전조치 건수도 증가세다. 두 상품은 국민행복기금의 재원을 바탕으로 하는 고금리 대안자금이다. 차주들은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거나 연소득이 3500만원 이하인 이들이다. 그럼에도 2020년 소송건수는 단 1건뿐이었지만 지난 8월 43건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소송 역시 4건에서 30건으로 증가했다.
일부 '도덕적 해이' 우려도…"사후관리 강화한다"
대학생과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햇살론유스’는 지난해 처음 139건의 대위변제가 시행됐다. 현재는 2245건으로 약 16배 커졌다. 서금원이 대위변제에 지출한 금액도 4억5800만원에서 84억원으로 18.3배 뛰었다.
대위변제 건수가 가장 많았던 상품은 ‘근로자햇살론’으로 지난해 6만952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8월 대위변제도 4만37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많을 전망이다.
대위변제 건수가 빠르게 늘자 일각에선 도덕적 해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책금융자금 성격이 짙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싸다보니 일부 소득·상환능력이 있는 대출 차주가 고의적으로 갚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담당기관은 건전성을 높이고 부실률을 낮추기 위해 중장기적인 집중관리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서금원은 ‘2021~2025년 재무관리계획’의 기본방향을 ‘지속가능한 정책서민금융 공급확대를 위한 재원확충 및 자산건전성 관리’로 잡았다. 또 자구노력에는 대출채권이나 구상채권의 안정적인 회수 계획을 담았고, 보증지원 사후관리 부문에는 25년까지 총 82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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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사후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사가 출연하고 정부가 재원을 조성해 만든 돈인데 사후관리가 부족하다면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최소한의 생계비까지 가져가는 방식은 지양해야 하지만 상환 가능한 소득과 재산이 발견되면 법적인 절차를 통해 돌려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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