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배터리 기업 투자 ETF 등 매수
삼천피 붕괴에 미래 성장성으로 눈 돌려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3조원 가까운 매물 폭탄을 내놓고 있는 와중에도 2차 전지주 업종에는 매수세를 대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들은 나쁘지 않은 업황에도 최근 주가 조정이 심했던 포스코, 호텔신라 등에도 저가 매수에 나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코스닥에서 총 2조963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2조1902억원, 8973억원 순매수한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이달 개인 투자자들의 집중 매수 종목을 살펴보면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중국의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ETF’로 5658억원 순매수했다. 이 ETF는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전기차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시가총액 상위 20종목으로 구성된다.
개인들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 LG화학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들에도 각각 순매수 2·5위에 해당하는 2532억원, 1593억원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국내 증시가 삼천피가 붕괴되는 등 부진한 장세를 보이자 미래 성장성과 확실한 수요가 보장되는 2차전지 업종으로 눈길을 돌리는 모양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세계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수요는 537GWh로 올해 대비 69.2% 증가할 전망"이라며 "전기차 및 EV 배터리의 가파른 성장이 2차전지 수요 확대로 이어지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나쁘지 않은 업황 조건에도 최근 주가 조정이 심한 POSCO(1863억원), 호텔신라(1734억원) 등도 대거 순매수했다. 포스코는 올 3분기 매출액 20조6400억원, 영업이익 3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4.7%, 365.7% 증가한 수치다. 뛰어난 실적에도 전날 기준 주가는 28만3500원으로 5월 고점 41만3500원 대비 31.4% 하락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던 중국 철강가격이 5월 중순 이후 약세로 전환되자 주가도 함께 부진한 흐름이 이어진 영향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과잉설비 축소로 인한 저가 영향력 감소와 철강업종 가격 협상력 회복으로 내년 글로벌 철강 가격과 실적은 비교적 높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며 "현재 낮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돼 주가 역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호텔신라는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 480억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7.1% 빠졌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글로벌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라 면세점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돼 우상향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면세점 실적 호전과 함께 호텔 부문의 흑자 전환으로 양호한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회복을 통한 주가 재평가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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