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총량을 규제하면 가격기능이 왜곡될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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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김효진 기자] 시장금리 상승 속도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대출금리에 서민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주문한 데다 관치금융 역풍을 우려해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금융권과 은행들의 대출금리 역전 현상과 지나친 이자이익 폭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6일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빠른 속도로 급등하는 최근의 현상과 관련해 조치가 취해질 필요가 있다는데 무게를 실었다. 정부의 무리한 총량규제가 야기한 현상에 따른 것으로 정부의 책임이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출총량을 규제하면 가격기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금융선진국은 건전성 규제를 통해 대출을 관리해왔는데 우리의 경우 총량을 규제하는 쪽으로 이행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또한 "은행들이 대출 규제로 대출영업에 제한을 받자 금리를 더 올려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데에는 정부 책임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밖에 오르지 않았는데 은행이 가산금리를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5~6%선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은행을 철저히 모니터링해서 기준금리 인상폭에 부합하는 정도로만 금리가 오르도록 적극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은행금리에 대한 정부의 개입이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란 비판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들이 예대마진 확대 등 더 큰 독점력을 갖게된 것"이라며 "다만 정부가 금리 문제에 직접 개입하면 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경쟁 구도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출 규제 분위기를 타고 빠르게 상승 중이다. 이미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를 돌파한 데 이어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도 5%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변동형은 5개월 새 1%포인트 올라 코픽스 오름세의 3배를 넘었다. 이달 15일 공시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한 달 새 0.13%포인트 상승한1.29%로 1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픽스와 연동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은행들은 이날부터 인상된 금리를 적용했다.


시장에서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 분위기를 악용해 이자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 글에는 1만4000명 이상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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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에 대한 이자는 ‘찔끔’ 주고 대출 이자만 많이 높이다보니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해 12월 말 2.05%에서 올해 9월 말 2.14%로 확대됐다. 한은 금통위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오는 25일 금리를 더 올리면 은행권 대출금리 상승 분위기에는 더 속도가 붙게돼 은행권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공산이 크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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