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정은보 금감원장…시장친화적 정책에 엇갈리는 평가
규제보다 지원 강조한 점에 시장은 긍정적 반응
시민단체 등은 금융소비자 보호 역행 조치 반발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취임 100일을 넘긴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의 '시장친화적 정책'을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사에 대한 규제보다 지원을 강조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시민단체들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역행하는 행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원장은 지난 12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정 원장은 취임 후 금융사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규제, 사후 감독보다는 사전 감독과 리스크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취임 일성으로 임직원들에게 금융감독의 본분이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는 점을 당부한 데 이어 주요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들을 잇따라 만난 자리에서 규제보다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정 원장은 지난 3일 금융지주 회장들과 간담회에서 금감원 검사 체계를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정비하겠다고 예고했다. 종합검사로 금융사를 밀어붙이기보다는 금융사 규모, 영위 업무의 복잡성 등 금융권역별 특성에 맞는 검사 주기·범위·방식 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며 사후적 처벌보다 예방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 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세련되고 균형 잡힌 검사체계를 지향한다"며 "검사 현장과 제재 심의 과정서 금융사와 소통을 확대하고 지주 내 저축은행 등 소규모 금융사에 대해선 검사주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주요 은행장과의 간담회서도 예방적 감독을 강조하며 상시감시 기능 강화와 리크스 중심 검사 방침도 밝혔다. 이는 자신이 전임 윤석헌 전 원장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금융감독에 접근할 것임을 시장에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기반으로 금감원은 금융사 검사·제재 태스크포스(TF) 검토 결과를 연내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앞서 정 원장의 발언처럼 금감원 검사체계를 사후적 조치에서 위험의 선제적 파악과 사전예방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업권과 소통하며 규제만 강요하기 보다 지원도 적극하겠다고 나선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는 금융당국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점은 이해하나 먼지털이식인 종합검사는 문제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를 개선하는 방안에 나선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민단체 등은 정 원장의 종합검사 개편 예고에 대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반발한다. 금융정의연대는 "2015년 금융위원회가 규제를 완화하면서 종합검사가 폐지된 적이 있는데 이는 대규모 사모펀드 피해 양산이라는 쓰나미를 일으켰다"며 "규제 완화의 결과를 알면서도 반복하는 것은 금융사의 불법행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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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 원장의 향후 과제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와 관련한 소송, 라임·옵티머스 펀드 등의 사태와 관련된 금융사 제재, 가계 부채 등 불확실한 대내외 금융시장 변수, 금감원의 인사 적체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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