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 연내 허용할듯
자동차산업연합회 "중고차 시장 전면 개방은 윈윈윈윈 게임될 것"
"소비자·완성차·매매상·부품사 모두에 득…속히 매듭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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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유제훈 기자]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이 가시권에 들어갔다. 관할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달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심의위원회를 열기로 한 가운데 현대차·기아와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제조사에서는 해당 사업 진출 검토에 착수했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이달 완성차와 중고차 매매조합 등 이해당사자와의 의견 조율을 거쳐 내달 심의위를 열고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건을 매듭 짓겠다는 방침이다. 심의위 개최 전에 상생 협력안을 도출할 수도 있지만 이견이 커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관련기사 4면

중기부에서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재지정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심의 역할을 한 동반성장위원회가 ‘부적합’ 판단을 내린 데다 여론이 대기업 진출 허용 쪽으로 기울어 있는 만큼 심의위가 이를 번복할 명분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가 올해 1~3분기 사상 처음으로 누적 생산량 글로벌 3위를 찍으며 경쟁력을 제고하는 사이 중고차 시장은 낮은 품질과 허위 매물, 불합리한 가격 책정 구조 등으로 퇴보해 왔다는 게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미국·일본·독일 등 주요 완성차 생산국은 신차와 중고차 판매 채널을 분리하지 않는다. 중고차 사업자만 독점적으로 중고차 소매사업을 하도록 규정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심의위가 이번에도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결정할 경우에는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대기업은 또다시 5년 동안 중고차 시장 진출에 제약을 받는다.

일부 완성차 회사는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 길이 열릴 가능성에 베팅하고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고차 시장 질서를 재정립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현대차·기아다. 쌍용차와 다른 완성차도 내부적으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시장 개방에 대비해 수도권에 부지를 확보하고 즉각 가동할 수 있는 최첨단 전산 시스템과 간단한 부품 수리 등이 가능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타워)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차 시장 전면 개방은 '4 윈 게임'"

중고차 시장의 전면 개방은 소비자와 완성차 업계는 물론 기존 매매상과 부품 협력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윈윈(winwin)’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시장 개방을 서둘러 선순환하는 중고차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이날 ‘중고차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제19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정만기 KAIA 회장은 개회사에서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허용하는 것은 소비자, 기존 매매상의 윈윈을 넘어 부품사, 완성차 등 모두가 이기는 ‘포 윈 게임(4 win game)’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선진국이 예외 없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참여를 규제하지 않는 것은 소비자 후생 확대, 중고차 매매상 사업 기회 확대,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 향상, 부품사의 시장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거래대수는 251만5000여대에 달해 신차시장(190만5000여대)의 1.3배에 이른다. 전체 산업 규모는 22조원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나 정부의 규제로 대기업의 참여는 제한돼 왔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기업 참여가 제한된 현행 중고차 시장의 폐혜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현행 중고차 시장엔 경쟁력 있고 신뢰할 만한 기업이 없고, 이에 따라 낮은 품질과 고무줄 같은 가격이 상시화되며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면서 "현재 수입 완성차 업체는 중고 자동차를 매매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완성차 업체에게만 시장진입을 규제하고 있어 국산차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차별을 받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완성차 업계의 시장 참여가 모두에게 득이 되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단 분석도 나왔다. 소비자로선 거래 신뢰성 제고, 매매상에는 거래 규모 증가로 인한 새 사업 기회 확대, 부품 업계엔 정품 부품 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 확대, 완성차 업계로선 신차 경쟁력 확보 등의 부수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승 ㈜다성 대표(한국GM협신회 회장)는 "시장 개방 시 부품 업체의 경영난이 해소될 정도로 부품 수요가 늘진 않겠지만, 정품 사용 확대 및 신차 판매 증가, 중고차 수출 부가가치 확대 등으로 부품 업계 역시 적잖은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중고차 시장 개방과 관련한 결론이 지연되는 사이 왜곡된 시장구조에 따른 소비자 피해만 계속 늘고 있다며 중기부 등 관계당국의 빠른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실제 지난 5월엔 중고차 허위매물로 피해를 입은 한 소비자가 극단적 선택을 해 공분을 사는 사건도 벌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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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시민사회에서 수차례 시장 개방 촉구 및 서명운동을 전개했음에도 중기부는 법정시한으로부터 1년6개월, 논의시점으로부터 2년9개월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연내 완전 개방을 촉구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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