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 가로막힌 바이든 기후대응 예산안…탄소중립 '먹구름'
국제사회 "美 이행 의구심"
中, 바이든 비꼰 "이실즉치"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김수환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의지를 결집하기 위한 주도권 확보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자국 내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출한 관련 예산안이 정치적 반발에 직면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대응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은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COP26 특별정상회담 개막식에 맞춰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제시했다.
이날 백악관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52% 수준으로 감축한다는 기존의 계획을 재확인했다. COP26 개막에 맞춰 백악관이 이 같은 목표를 제시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를 규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같은 청사진을 이행하기 위해 의회에 제출된 5550억달러(약 653조원) 규모의 예산안이 야당은 물론 여당 내 중도 성향 의원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공격적인 기후대응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상황이다.
중도 성향인 민주당 소속 조 맨친 상원의원은 이러한 기후대응 예산이 포함된 1조7500억달러 규모의 사회 지출 예산안의 감축을 요구하며 법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맨친 의원은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 급증이 우려된다"며 "전체 비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완전한 분석(complete analysis)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국 내에서조차 기후대응 예산안의 의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비정부기구 ‘프렌즈 오브 디 어스’의 에릭 피카 대표는 "미국이 기후변화를 두고 하는 말은 많지만 실제로 이행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COP26 서면 연설에서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비꼰 듯한 중국식 사자성어를 남겼다.
시 주석은 "기후변화에 대항하기 위해 모든 당사국이 더욱 강력하게 공동행동에 나서야 한다"며 ‘이실즉치(以實則治)’를 언급했다. 이는 실제로 행동하면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이라는 뜻이다. 말로 하는 정치는 올바른 정치가 아니며 행동으로 하는 정치가 바른 정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에 대해 공식 사과한 가운데 자국 내 예산안조차 통과시키지 못하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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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 정부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탄소 감축 계획을 밝힌 상황이다. 이에 이번 COP26 회담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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