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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민의 식의약이야기] 식품안전관리인증제도를 믿어도 될까

최종수정 2021.10.22 21:12 기사입력 2021.10.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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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양계농협 불량계란, 2017년 살충제 계란, 2018년 풀무원 냉동케이크 식중독, 2021년 던킨도너츠 사건의 공통점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추진 중인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평가에서 합격을 받은 사업장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된 사건 이외에도 최근 발생하는 거의 대다수의 식품 사건에서 문제가 된 회사는 HACCP 제도하에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매출 100억원 이상 식품회사는 모두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HACCP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HACCP 평가를 직접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 넘긴 상태다. 여타 정부 인증 제도가 그렇듯이 퇴직 공무원들이 조직의 수장이 되고, 예산 증액과 인력 증가 등과 같은 외형 확대를 통한 자리 확보에만 관심을 두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2015년 살충제 계란 사태 당시 친환경농산물인증기관으로 지정된 64곳 중 5곳이 농산물품질관리원 퇴직자가 대표를 맡고, 인증심사원 649명 중 85명이 농산물품질관리원 출신으로 밝혀져 모두가 경악했던 바 있다. 당시 문제가 된 양계장 대다수가 친환경 평가에서 합격점을 받은 곳이어서 관련 제도와 이를 평가하는 기관들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결과는 이들에게 인력과 예산만 증액해주는 것으로 끝났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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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축산물과 가공식품으로 분리돼 운용되던 조직이 통합되면서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까지 제정됐다. 지금은 원장과 2명의 상근이사로 구성된 6개 본부 조직과 6개 지원 및 2개 출장소로 조직돼 전국에 걸쳐 식품안전관리인증 업무를 수행한다. 담당 업무도 식품안전관리인증 관리는 물론, 시험·연구 사업, 교육 사업, 식품접객업소 위생등급제 사업, 수출·입식품 안전관리 강화사업까지 문어발식으로 업무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가공식품에 대한 HACCP 업소가 8302개, 축산물에 대한 HACCP 업소는 1만3809개에 달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2만여개의 영업소를 6개 지원과 2개 출장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연 1회 정도 방문하는 것이 전부다 보니 제대로 된 관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연 1회 사후관리를 하더라도 바쁜 일정 때문에 제대로 가능한지조차 의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던킨도너츠 사건 발생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이 직접 식품안전관리인증 평가기준에 따라 불시에 점검을 해보니 5개 공장이 전부 부적합을 받은 사실이다. 해당 업체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도 있겠지만 사후관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불시 점검 결과 5개 사업장 모두가 부적합을 받았다는 것은 사후관리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대기업이 이정도니 나머지 90%이상의 중소기업은 상태가 더 심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전히 HACCP 제도를 식품안전의 표상인 것처럼 홍보를 하며 한국식품안전인증원의 원장과 이사직에 퇴직 공무원을 앉히는 데에만 급급해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관 설립 이래 한 번도 외부 전문 인력을 채용하거나 내부에서 승진한 사례가 없다. 능력 있고, 자격이 충분하다면 퇴직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전문성을 살려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제도를 운영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는 기관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식품 포장재에 HACCP 마크만 믿고 구매하는 소비자를 위해 보다 책임감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


/식품위생법률연구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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