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고확보 비상…전세선박 투입하는 월마트
美LA·롱비치항만 병목현상에 물량 확보 비상
中전력난까지 겹치며 제조 공급망 붕괴 위기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매년 중국산 장난감을 실은 40피트 컨테이너 수백개를 레고 블록 쌓듯 높게 실어 LA항으로 들여왔던 월마트. 글로벌 공급망 마비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올해는 자체적으로 전세 선박과 컨테이너를 투입하기로 했다. 공급망 병목현상과 구인난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에 의존해서는 상품을 제때 진열대에 올려놓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 주택 개량 자재 업체 홈디포는 자체적으로 투입한 전세 선박의 LA항 입항을 포기하고 샌디에이고항으로 우회하기로 했다. 항만 관계자는 "홈디포의 상황은 그나마 낫다"며 "자동차와 같이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처리할 수 있는 겐트리 크레인이 필요한 대형 화물을 실은 선박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타 항만이나 동부 항만으로 우회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로 올해는 11월26일)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미국의 본격적인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공급망 붕괴에 미 유통기업들은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경기 회복으로 수출입 물량은 급증하는 가운데 항만 적체·빈 컨테이너 수급 문제·인력난으로 물류 동맥이 꽉 막혀 있어 물동량이 늘어나는 연말을 앞두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국 수입 화물의 4분의 1이상을 처리하는 LA항과 롱비치 항만에는 현재 수십억 달러어치 수입품을 실은 60여척의 선박이 공해상에서 입항을 기다리고 있다. 터미널에는 하역을 완료한 빈 컨테이너 수만개가 방치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부터 미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글로벌 물류망에 참여하는 해운사, 항만, 트럭·철도 운송 등 전 부문의 인력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진 세로카 LA 항만 이사는 "(항만 병목현상은) 고속도로 10차선을 5차선으로 줄인 것과 같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LA 항의 처리 물동량은 지난해 대비 30% 증가했지만, 공급망 붕괴와 항만 작업 지연으로 적체 현상은 깊어지고 있다.
유통 컨설팅업체 버튼 프리킨저는 "유통업체들이 연말 쇼핑 시즌에 연수익의 3분의 1 이상을 벌지만, 팔아야 할 상품의 20∼25%가 컨테이너선에서 하역되지도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극심한 전력난으로 제조업체들의 공급선이 타격을 받으면서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 쿠이즈 아시아 지역 선임 연구원은 "전력 부족과 감산이 계속된다면 수출품 생산에까지 영향을 미쳐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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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도 연말 쇼핑 시즌 공급망 마비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제조 공장들이 모여 있는 동남아 국가에서 델타 확산으로 공장들이 멈추면서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업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블룸버그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올해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를 마비시키는 거대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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