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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전기차 기업" 꿈꾸던 빈민촌 성공신화의 몰락[뉴스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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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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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아시아발(發) 리먼사태'

무리한 차입을 통해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하다 위기에 놓인 중국의 부동산기업 헝다그룹 사태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


한 때 빈민촌 성공신화로 꼽히며 중국의 대표적인 자수성가 사업가로 이름을 올린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은 이번 사태로 그의 성공신화 역시 몰락하게 됐다.

쉬자인 회장은 1958년 9월9일 중국 남부의 허난성 저우커우시 변두리 빈민촌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태어난 지 일 년 만에 패혈증에 걸려 사망했고, 그는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그는 간신히 1978년 우한에 위치한 강철학원(현 우한과학기술대학)의 야금학과에 3등으로 입학했다. 하지만 그는 월 약 3000원의 정부지원금으로 생계를 이어갈만큼 어려운 생활을 하다 철강회사, 무역회사 등을 거치면서 마침내 1996년 광저우시에서 헝다부동산을 세우게 된다.


쉬자인 회장은 당시 큰 면적 위주의 중국 부동산 트렌드와 달리 '작은 면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는 중국시장에서 적중했고 마침내 헝다 부동산은 1999년 광저우 내 부동산 기업 중 7번째로 큰 기업이 됐다. 1997년에는 20명도 채 되지 않던 직원 수가 2004년에는 2000명을 돌파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지난해에만 780억달러(약 91조원) 매출 올리며, 280개 넘는 중국도시에서 1300여개 프로젝트 진행하는 등 최근 중국 내 2위 규모의 부동산 개발업체로까지 성장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됐으며, 쉬자인 회장은 2013년 포브스가 선정한 중국인 최고 자산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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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성공가도만을 달려오던 헝다가 무너지게 된 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쉬자인 회장은 규제가 심한 부동산보다는 전기차가 유망하다는 판단아래 2019년 2월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미 쉬자인 회장은 오직 차입에 의존하며 사업규모를 무리하게 확장해온데다, 그렇게 마련한 사업자금으로 다른 사업영역에 진출해온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쉬자인 회장은 2018년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심해지자 지난해 7월 홍콩 증시에 상장돼있던 의료 서비스업체 '헝다헬스'를 '헝다차'로 개명했다. 광저우와 상하이 등 공장 건설 초기 투자금액으로만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사용했고, 내년부터 연 50만대를 생산해 2025년까지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문제는 전기차를 단 한대도 팔지 못했는데 주가는 1150% 급등하는 등 장밋빛 전망만으로 주가가 과대평가되면서다. 헝다그룹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상장 이후 헝다의 총 부채는 매년 증가했지만 배당금은 2016년을 제외하고 매해 지급되면서 이 과정에서 쉬자인 회장은 배당으로만 수십억달러가 넘는 돈을 챙겼다.


내부 자금사정은 더 나빠졌다. 지난해 중국 회사채 부도사태가 본격화되면서 헝다그룹의 채권도 헐값이 팔렸다. 헝다의 재무구조가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시그널로 꼽힌다. 특히 헝다그룹의 현재 부채 규모만 3000억달러(약 351조원),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채권 이자액만 6억7000만달러(약 7843억원)으로 채권 상환여부가 불확실해 파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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