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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데 못 웃겠어요"...SNL 인턴 기자에 슬픈 2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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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서 봤다" 호평…일각서 "어리숙한 모습 희화화" 비판도
문화평론가 "인턴기자 '을'설정…불편할 수 있어"

코미디 프로그램 SNL '인턴 기자'가 사회초년생을 그대로 재현해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20대 초반의 어리숙한 모습을 희화화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캡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인턴 기자'가 사회초년생을 그대로 재현해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20대 초반의 어리숙한 모습을 희화화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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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최근 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인턴기자의 어리숙함이 대중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초년생 인턴이 보여주는 웃지 못할 실수가 개그의 포인트다. 갑작스러운 앵커 질문에 답을 못하거나, 심지어 스스로 뉴스 진행을 포기한다. 그러나 실제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딛는 20대들은 웃음과 해학이 아닌 불편함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누구나 거칠 수밖에 없는 어리숙함을 개그로 승화했다는 점에서 쉽게 웃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SNL KOREA(SNL)가 쿠팡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인 쿠팡 플레이에서 다시 방영을 시작했다. SNL에서도 화제의 중심에 있는 코너는 단연 '인턴 기자'다. 신인배우 주현영 씨는 20대 사회초년생 인턴기자 캐릭터를 연기했다. 동그랗게 바짝 크게 뜬 눈, 떨리는 목소리와 손, 그런 긴장된 모습을 들키지 않도록 더 큰 목소리를 내며 방송을 하는 인턴기자 캐릭터다.

주 씨는 미숙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각종 '스킬'을 쓰는 20대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를테면 청중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역질문을 던지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획일적인 호응하는 모습 등은 20대 초반의 정형화된 말하기를 그대로 모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나오자 당황스러운 듯 몸을 좌우로 흔들거나, 부산스럽게 손을 만지작거리며 "질문? 지적?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공감을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도 실감 나는 주 씨의 연기에 환호를 보냈다. 누리꾼 A 씨는 "저런 사람 학교에서 봤다. 배우가 '○○○입니다'라고 이름을 말할 때 다와 더 사이의 소리를 내는 발성이 똑같다"라며 "현실 고증을 제대로 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누리꾼 B 씨도 "배우의 연기 디테일이 대단한 것 같다"라며 "마냥 긴장한 것도 아니고 여유 있는 척 발표를 잘 해내려는 당돌함과 돌발상황에 무너져 버리는 모습에 옛날 내 생각이 난다"라고 극찬했다.

코미디 프로그램 SNL '인턴 기자'가 사회초년생을 그대로 재현해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20대 초반의 어리숙한 모습을 희화화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캡처

코미디 프로그램 SNL '인턴 기자'가 사회초년생을 그대로 재현해내 호평을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20대 초반의 어리숙한 모습을 희화화한 것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쿠팡플레이 Coupang Play'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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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처럼 웃긴다는 호평을 받은 코미디언의 개그에 웃지 못하는 20대도 있다. 20대 취업준비생 C 씨는 "'인턴 기자'가 대학생들의 말하기의 특징, 특히 여자 대학생들의 말하기를 잘 표현한 것 같다"라면서도 "누군가의 서툰 모습을 굳이 그렇게 끄집어내 개그로 만들어야 했나"라며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C 씨는 이어 "나도 발표를 잘하고 싶어서 발표 전날 미리 인터넷에 '발표 잘하는 방법'을 검색해보거나 대본을 짜놓고 수차례 연습한 뒤 발표하고는 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질문 때문에 대답을 얼버무린 기억이 있다"라며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경험이 많지 않아 갑작스러운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를 못하고는 했는데, 미숙할 수밖에 없는 인턴의 모습을 포착해서 웃음거리로 만들어야 했나 싶다.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영상을 다 못 보고 꺼버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D 씨도 '인턴 기자'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D 씨는 "이제 취업을 하려고 여기저기 면접을 보고 있다. 면접을 몇번 보지 않아 아직 면접용 말하기에 스스로 어색함을 느낀다"라며 "그래도 노력하고 있는데 '인턴 기자'를 보니 내 노력이 희화화된 것 같아서 개그 프로그램인데도 마음 편히 시청할 수가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인턴 기자'는 20대 초반의 서툰 말하기 방식을 현실감 있게 재현해 내 호평을 받는 반면, 사회초년생의 어리숙한 모습을 포착해 개그 소재로 삼아야 했냐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전문가는 '인턴 기자' 코너에 대해 사회초년생의 모습이 희화화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섬세하게 다룰 필요가 있었다고 제언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웃음 코드'는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라며 "풍자와 희화화는 누구를 웃음의 포인트로 제시했느냐로 갈리는데 '인턴 기자'에서는 갑을 앵커로 을을 인턴 기자로 설정해놓았다는 점에서 사회초년생들을 희화화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약자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 평론가는 "사실 '인턴 기자'가 속한 위켄드 업데이트(Weekend Update)는 풍자 코너"라면서 "인턴 기자를 연기하는 배우가 연기를 너무 잘하다보니 K-방역 관련 정부 비판 내용이 있음에도 그의 연기만 주목받고 있다. 약자에 대한 조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상 초점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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