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최근 미국의 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반면, 실물 지표는 둔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과거와 달리, 미 정부와 연방준비제도 차원에서 물가 억제책을 펴지 않아 정책 실패에 따른 경기 하강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20일 분석했다.
올해 3분기 들어 미국에서는 물가의 가파른 상승 속 실물지표가 둔화되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월 이후 하향 조정 중인 반면 물가는 연초와 비교해 2.3%p 상향됐다. 공급망 차질에 따른 자동차 생산 감소, 재난지원금 지원 효과 등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3개월째 5%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핵심 소비자물가는 4% 내외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은 1970~1980년대 미국에 찾아온 스태그플레이션 상황과는 다르다. 당시에는 물가와 지표 간의 괴리 외에도 누적된 물가 압력과 정부의 물가 억제책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스태그플레이션은 1, 2차 오일쇼크로 인한 공급 충격이 위기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충격 이전부터 누적된 정책의 영향이 컸다. 70년대 초에는 닉슨 쇼크로 불리는 규제정책이, 80년대에는 볼커 의장의 금리 인상이 전개됐다. 수요곡선 접근을 통해 물가를 조절하고자 한 것이 문제였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공급 충격이 가미되며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초래됐다. 반면 정부의 물가 억제책의 영향이 없었던 2011년에는 재화 중심의 물가 오름세가 진정되고 서비스물가는 2%대로 완만히 상승하는데 그쳤다.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우려도 2011년의 경제 흐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실업률과 물가상승의 합인 고통지수도 70~80년대나 2011년보다 낮은 수준이고, 생산성이 높아진 현재 낮은 수준의 설비가동률은 공급 확대가 용이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공급 충격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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