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시대, 한국이 스스로 벤치마크가 되어야 살아남는다"
10일 2021년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
이정동 서울대 교수 '혁신적 대한민국' 과제 제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이 코로나19ㆍ4차산업혁명으로 인한 대전환의 시기를 극복하려면 그동안의 '선진국' 추종적 혁신에서 벗어나 스스로 벤치마크를 창조해내는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정동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10일 온라인으로 중계한 '2021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 '대전환, 혁신국가 대한민국의 모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2019년부터 지난 5월까지 대통령비서실 경제과학특별보좌관을 역임한 이 교수는 베스트셀러 '축적의 시간'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이 교수는 우선 한국이 1970년대 선진국의 기술을 배우던 '도입 기술'의 시기로 시작해 2000년대까지 이해ㆍ개선한 개량기술의 시기, 일정 부분 선진 기술을 극복한 자체기술 등의 시기 순서대로 발전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1인당 GDP 3만불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1970년대 후반 2차 오일쇼크, 1990년대 후반 IMF 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고비때마다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다시 튀어 올라 현재는 브라질같은 나라들이 부러워 하는 선진국이 됐다.
그러나 현재 한국은 아직도 '선진국들의 기술'을 사고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선진국의 기술을 빨리 도입하거나 변형하거나 뛰어 넘으려고 하는 상대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을 뿐, 누구도 도전해 보지 못한 새로운 기술과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매우 드물다. 과거엔 선진기술이 로드맵을 제시해줬기 때문에 한국이 선전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자율자동차ㆍ반도체ㆍ양자컴퓨팅 등 최첨단 기술의 미래와 표준, 나아갈 길을 누구도 정해 놓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이 대전환시대에서도 앞서 나가려면 차별적 문제의식과 지난한 스케일업 과정, 실패에 대해 인정하고 보듬어 안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앞으로는 추종하는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내가 생각하고 만들어 가고 싶은 세계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될 것 같냐가 아니라 어떻게 되어야 하는갸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혁신국가'를 이루기 위한 과제로 ▲차별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문화 ▲생각만이 아니라 직접 실행해볼 수 있는 물리적 기반 조성 ▲아이디어와 역량이 사회적으로 연결되는 개방적 환경 ▲ 시행착오 경험이 사장되지 않고 활용되는 제도적 기반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등을 제시했다.
또 국가적인 과제로는 ▲고수를 키우는 국가인적자원계획 ▲혁신적 상품과 기술을 지원하는 국가재정시스템 ▲신산업도전을 지원하는 규제업데이트 시스템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벤처지원시스템 ▲스케일업의 물리적 기반인 강력한 제조업역량 ▲혁신의 위험을 분담하는 혁신금융시스템 ▲재도전을 지원하는 혁신안전망 ▲도전적 시행착오를 뒷받침하는 리더십 등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 이자율 인상 소식에 대해 해외 언론들이 "한국이 선진국 중 처음으로 이자를 올렸다"라고 소식을 전한 것을 사례로 들면서 "나도 습관적으로 한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부른다"면서 "그러나 이미 밖에서는 한국을 뉴투코리아 사고방식을 벗어나 뉴투더월드에 도전해도 될 만큼 컸다고 보고 있다. 이제 우리 스스로 벤치마크를 제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지구적 문제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인이 가득한 사회, 그걸 지원하는 대한민국의 체제가 갖춰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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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대회에선 권오경 한양대 석좌 교수가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다. 권 교수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과 TV용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는 등 한국이 디스플레이 세계 최강국의 지위에 오르는 데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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