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도 차도 없는데, 내가 상위 12%?" 국민지원금 지급 형평성 논란
전문가 "더 정밀한 실태조사와 조정 통해 건강보험료 기준 체계 개선돼야"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지급 절차가 시작된 6일 서울 마포구 재래시장의 한 가게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조금 억울한 기분도 들고 그렇죠." , "지급 기준을 다시 좀 검토했으면 좋겠네요."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제5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로 양분되는 개인의 건강보험료(건보료) 가입 환경이 지원금 지급 조건에 영향을 준다는 문제 제기다.
국민지원금 지급 신청이 시작된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건보료 산정 기준에 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누리꾼 A씨는 "작은 영세업체를 운영하는 부모님과 살며 편의점 알바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지역건보료 기준 미달로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며 "반면 서울 20억 자가를 갖고 있음에도 자식이 사업자면 직장건보료가 적용돼 지원금을 받더라. 이게 무슨 경우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 B씨는 "월급 250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으며, 남편은 조금 더 나은 수준인데 지원금 대상이 되지 못했다. 지역가입자인 남편의 경우 전월세도 건보료에 반영돼서 그런 것"이라며 "내 집도 아닌 대출인데, 건보료를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점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적었다.
국민지원금은 올해 6월 부과된 건강보험료 납입액을 기준으로 지급된다. 1인 가구는 건보료 17만 원 이하 세대에서 받을 수 있다. 연소득으로 보면 5800만원 수준이다.
2인 이상부터는 외벌이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다른 기준을 적용받는다. 외벌이 기준 직장 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2인 가구 20만 원 △3인 가구 25만 원 △4인 가구 31만 원이다. 맞벌이 기준으로 보면 △2인 가구 25만 원 △3인 가구 31만 원 △4인 가구 39만 원 등이다.
문제는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의 기준이 다른 데다, 직장인의 경우 오로지 급여소득을 기준으로 건보료가 산정된다는 점이다. 반면 지역 가입자는 연 소득 외에도 주택, 자동차 등이 모두 지급 기준에 포함된다.
이로 인해 부동산 등 자산이 부족한 고소득자, 소위 흙수저 맞벌이 가구와 중산층 지역 가입자 등이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심지어 직장 가입자의 경우 고가의 주택 혹은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이 월급이 적다는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예를 들면 연 소득 3천만 원의 지역 가입자가 2억 원짜리 아파트에 3천만 원가량의 승용차를 보유하면 건보료가 37만 원대로 책정돼 4인 가구라도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반면 동일 연봉 직장 가입자의 경우 9억 원 아파트에 3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 승용차인 벤틀리를 타고 다녀도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건보료가 8만 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기준을 충족해도 가구원의 지난해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9억원을 초과하거나 작년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고액 자산가로 분류해 지원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파트 한 채를 기준으로 재산세 과세표준이 9억원을 넘으려면 공시가격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곱한 가격이 9억원이 돼야 하기 때문에 웬만큼 높은 시가의 주택이 아니면 컷오프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문가는 국민지원금 형평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 기준 산정 체계 자체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이인호 교수는 "정부가 건보료를 기준으로 국민지원금을 산정하게 된 데는 소득, 재산을 모두 고려하기 위한 의도가 기저에 깔려있을 것"이라며 "다른 지표와 비교했을 때 소득만으로 개인의 경제 상황을 판단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가입자와 직장 가입자간의 상이한 조건을 고려해 차등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건강보험공단 측에서 소득과 재산을 환산할 수 있는 보다 정밀한 실태조사 및 조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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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소득 상위 12% 가구에 대해 "건강보험료 계산 방식에 이견이 있을 때는 최대한 포괄적으로 수용해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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